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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양승태 행정처, '강제징용 재판거래'에 총동원됐다

입력 2018. 07. 26. 05:06 수정 2018. 07. 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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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재판 결론을 미루는 대가로 외교부로부터 해외 파견 법관 자리를 얻어내려 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사법정책실, 사법지원실, 기획조정실 등 행정처 실·국이 총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는 법원행정처가 이명박 정부 때 중단됐던 해외 파견 법관 자리를 되찾기 위해 사활을 걸던 시기여서 외교부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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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실 "김앤장 통해 외교부 의견서 제출"
기조실 "5가지 시나리오 검토.. 재판 연기 지지"
지원실 "징용 사건에 외교부 입장 반영"
심의관·실장, 외교부 인사과 수차례 접촉

[한겨레]

2016년 1월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박근혜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재판 결론을 미루는 대가로 외교부로부터 해외 파견 법관 자리를 얻어내려 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사법정책실, 사법지원실, 기획조정실 등 행정처 실·국이 총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양승태 행정처는 2013년 초부터 지속적으로 징용 소송 연기와 해외 파견 법관 자리를 연계시키는 계획을 짠뒤, 일부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제징용 사건을 둘러싼 대법원의 석연찮은 태도 변화는 박근혜 정부 출범과 궤를 같이 한다. 행정처는 2013년 “(2012년 대법 판결뒤) 일본 공사가 외교부에 방문해 판결이 확정되지 않도록 강력히 요구했다”는 외교부의 ‘비공식’ 입장을 수차례 접수했다. 당시는 법원행정처가 이명박 정부 때 중단됐던 해외 파견 법관 자리를 되찾기 위해 사활을 걸던 시기여서 외교부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기도 했다.

2013년 9월 박찬익 당시 심의관이 작성한 사법정책실 문건은 ‘청사진’ 격이다. 이 문건은 ‘판사들의 해외 파견’과 ‘고위법관 외국 방문시 의전’ 등을 맡고 있는 외교부의 입장을 반영해 재판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한다. 특히 외교부와 ‘절차적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 중에서 문제제기가 적은 ‘간접적 방법’으로 “피고 변호사(김앤장)를 통해 외교부 의견서를 접수”하고 “국외송달을 핑계로 자연스럽게 심리불속행 기간을 넘긴다”고 제시한다.

이후에는 기획조정실과 사법지원실 등이 공조해 역할을 분담했다. 2014년 기획조정실 문건은 ‘조정 및 화해 시도’, ‘통치행위로 판단하는 사법자제론’, ‘전원합의체 판단’ 등 5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한하고 “재판 연기 방안을 지지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들 문건에는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면 어떡하냐”며 외교부 입장에 ‘빙의’해 전전긍긍하는 부분도 상당수 등장한다고 한다.

행정처는 그 대가로 해외 파견 법관 자리를 얻어내는 계획도 실행에 옮겼다. 2015년 7월 사법지원실이 오스트리아 대사관 파견 방안을 추진한 문건에는 “신일철주금 사건에서 (외교부) 입장을 반영”했다는 점을 내세운다고 한다. 박 전 처장은 2012년 대법 소부 판결에서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당사자다.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은 2015년 6월22일 송영완 당시 오스트리아 대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을 만나 (징용 소송) 의견서 제출을 협의했다”며 대사관 법관 파견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사법지원실, 기획조정실 심의관 및 실장들이 일선 판사들의 개인적 ‘인맥’까지 총동원해 외교부 인사 담당자들을 여러 차례 접촉해 접대했다는 판사들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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