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에어컨 많이 켜라"..사용 권장하는 이유는?

서승욱 입력 2018. 7. 26. 06:01 수정 2018. 7. 2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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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중단에도 日정부 3년째 절전 요청 안해
"에너지 절약으로 대지진 전보다 소비량 줄어"
닛케이 "전력회사간 협조체제로 공급도 유연"
규슈전력은 75세 이상 고령자에 전기료 할인

열사병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기록적인 폭염때문에 전력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국민들에게 절전 요청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오히려 열사병 방지를 위해 에어컨 사용을 권장하는 입장이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중앙포토]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경제산업상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며 “지금은 국민들에게 절전을 요청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어컨을 충분히 틀어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중요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전국의 원전이 멈춰서고, 이에 따라 전력공급이 불안정해지자 일본 정부는 매년 여름 국민들에게 절전을 요청해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앞 바다.[중앙포토]

그러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은 절전요청을 하지 않았다. 닛케이는 절전 요청이 필요없게 된 이유를 수요와 공급 양쪽 측면에서 꼽았다. 먼저 수요 측면에선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 의식이다.

'쿨 비즈'라고 불리는 간편복 근무와, 에어컨의 온도를 높게 설정하는 습관이 퍼지면서 기업이나 생산 현장에서도 전력 소비량이 줄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오피스 건물이나 백화점 등엔 여름철 실내온도를 28도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 대신 넥타이 없는 가벼운 복장을 권장한다.

일본의 전력소비량은 동일본대지진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동일본대지진 발생 전인 2010년 세대 당 한달 전력소비량 평균은 302.2kwh(킬로와트시)였지만, 2015년엔 247.8kwh였다.

절전요청이 필요없게 된 공급 측면의 원인으로 닛케이는 "전력회사 사이의 연계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여유분의 전기를 서로 융통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실례로 지난 18일 간사이전력은 도쿄전력과 중부전력으로부터 약 100만kw의 전기를 받았다.
폭염으로 인해 전력 공급량 대비 전력 수요량이 98%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자, 예비 전력 확보를 위해 다른 전력회사에 SOS를 친 것이다.

오히려 일본 정부와 전력회사들은 전력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층에서 전기료를 아끼려 에어컨 사용을 꺼리다가 열사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규슈전력은 75세 이상의 고령자가 사는 세대의 경우 8~9월 전기료를 10% 할인해 주기로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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