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없어도 괜찮아"..힘 빼니 행복해졌다

남형도 기자 2018. 7. 2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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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직장에서 잘 나갔다.

거창한 꿈보단 지금의 행복을, 최선을 다하기 보다는 적당히 힘을 빼자는 자기계발서와 유명인사 발언이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기안84는 이어 "너희들이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다. 꿈이 있으면 좋지만 꿈을 못 찾는다 해도 괜찮다. 꿈을 못 찾으면 그거대로 행복하면 된다. 내가 살아보니 그렇더라. 이걸 꼭 말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꿈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꾸고 매일 생각하고 대단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식의 과거 내용과는 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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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꿈 없어도 지금 행복하자"는 분위기 확산..'만능맨' 강요 받는 청춘들에 큰 위로
/사진=픽사베이

#대기업 직장인 이종훈씨(39·가명)는 지난해 말 처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이유 없이 무기력한 날들이 이어지고, 식욕도 없고, 잠도 잘 오지 않았기 때문. 가끔씩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 때문에 힘들기도 했다. 의사 말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보인다는 진단이었다. 그러면서 의사는 이씨에게 "힘을 빼라, 열심히 안 살아도 괜찮다"며 다독였다. 대체 그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씨는 직장에서 잘 나갔다. 완벽한 일 처리에 두루두루 인간관계까지 좋았다. 당연히 평가도 좋았고 승진도 빨랐다. 집에서도 가정적이고 좋은 가장이었다. 그런데 이 같은 성격이 마음의 병을 부를 줄은 몰랐다. 이씨는 "생각해보면 늘 어깨에 힘을 주고, 조바심을 내고, 잘하려고 조마조마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후 이씨는 적당히 살기로 맘 먹었다. 30분씩 빨리 가고 1시간씩 늦게 퇴근하던 습관부터 바꿨다. 인간관계도 적당히 거절하면서 선을 지켰다. 평가에도 연연하지 않고 중간 정도만 가자고 다독였다. 요즘 이씨는 예전보다 행복해졌다. 그는 "이래도 저래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니 오히려 마음이 더 즐겁고 잠도 잘 온다"고 말했다.

꿈이 없어도 괜찮다는 사회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과거 혁명가 체게바라가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마음 속엔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자"고 한 것과는 대조적 모습이다. 거창한 꿈보단 지금의 행복을, 최선을 다하기 보다는 적당히 힘을 빼자는 자기계발서와 유명인사 발언이 공감을 얻고 있다. 그리고 이는 일자리난과 생활고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방탄소년단(BTS)이다. 지난 5월 발매된 노래 '낙원'에서 BTS는 '꿈이 없어도 괜찮아 잠시 행복을 느낄 네 순간들이 있다면'이라는 가사로 팬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빨리 달리지 않아도, 멈춰서도 괜찮다는 가사에 꿈을 강요 받던 청춘들은 더없는 위로를 받았다. BTS 팬인 직장인 김민희씨(28)는 "직장서 하루 종일 쪼이고 퇴근길에 BTS 낙원을 듣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20일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선 웹툰 '패션왕'으로 유명한 작가 기안84가 초등학생들에게 들려준 말이 따뜻한 화제가 됐다. 기안84는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학생들에게 "꿈이라는 게 되면 좋은 거다. 그런데 모두가 꿈꾸는 자리는 T.O가 없다"고 말을 건넸다.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 다소 현실적인 얘기일 수 있었다.

하지만 기안84는 이어 "너희들이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다. 꿈이 있으면 좋지만 꿈을 못 찾는다 해도 괜찮다. 꿈을 못 찾으면 그거대로 행복하면 된다. 내가 살아보니 그렇더라. 이걸 꼭 말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초등학생들은 크게 호응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주부 송다영씨(33)는 "뭔가 이루는 걸 강요하지 않고 그대로 가치 있는 인생이라 말해주는 게 참 좋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된 자기계발서도 속속 나오고 있다. 꿈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꾸고 매일 생각하고 대단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식의 과거 내용과는 달라진 것이다.

이달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는 내 인생을 살기 위해 더 이상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대입 4수와 3년간 득도의 시간, 회사원과 일러스트레이터의 투잡 생활까지 인생 매뉴얼에 따라 살았지만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 이에 "꿈 같은 소리 하지 말라"며 자신만의 길을 찾길 권한다.

꿈은 거창하기 보다 얼마나 설레는 지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조언하는 이도 있다. 파워블로거인 이태화 작가는 저서 '꿈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에서 "제 꿈은 이런 거라고 말했을 때 '우와, 멋지다'라는 말을 들으려고 억지로 힘을 짜내지 않아도 된다"며 "그냥 재밌고 즐겁고 생각만 해도 힘이 나면 뭐라도 좋다. 얼마나 크냐 보다는 꿈이 얼마나 설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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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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