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고 5일만에 처참한 몰골 드러낸 라오스 보조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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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직접 찾아간 라오스 남부 아타프 주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사고 현장은 수마가 할퀴고 간 처참한 몰골 그 자체였다.
사고가 발생한 지 5일이 지났지만 붕괴냐, 유실이냐를 둘러싼 그동안 논란이 무색할 만큼 대부분의 구조물이 무너지고 주저앉고 파괴된 상태로 놓여있었다.
시공사인 SK건설 측은 사고 직후 보조댐의 상부 가운데 200m가량이 일부 유실됐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의 모습은 사뭇 달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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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포장한 아스팔트조차 쓸려 내려가..도로경계석 간신히 버텨
라오스 정부, 건설공사 의혹제기도..SK건설 측 "유실" 거듭 설명
(아타프[라오스]=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28일 오후 직접 찾아간 라오스 남부 아타프 주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사고 현장은 수마가 할퀴고 간 처참한 몰골 그 자체였다.
사고가 발생한 지 5일이 지났지만 붕괴냐, 유실이냐를 둘러싼 그동안 논란이 무색할 만큼 대부분의 구조물이 무너지고 주저앉고 파괴된 상태로 놓여있었다.
해발 900∼1천m에 있는 이 보조댐에 있던 길이 770m, 높이 25m, 폭 5m 가량의 거대한 둑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공사인 SK건설 측은 사고 직후 보조댐의 상부 가운데 200m가량이 일부 유실됐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의 모습은 사뭇 달라 보였다.
댐 윗부분을 포장했던 아스팔트조차 상당부분 쓸려 내려갔고, 흙더미와 함께 주저앉은 일부 아스팔트는 그 위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 도로 경계석이 없었다면 구별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그러졌다.
댐 입구에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판과 차량 통행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줄이 애초 이곳이 거대한 보조댐이었음을 상기시켰다.
물을 가두려고 협곡을 막았던 둑이 대부분 무너졌기 때문에 100여 m 아래 계곡 물은 보조댐을 설치하기 전처럼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었다.
SK건설 관계자는 "처음에는 댐 상부 200m 구간이 일부 유실됐지만, 이 댐은 돌과 흙으로 쌓은 둑과 같은 사력댐이기 때문에 한번 유실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쓸려 내려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면 붕괴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하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SK건설 관계자는 "붕괴는 구조물이 내려앉은 것이고, 유실은 물에 쓸려 내려갔다는 의미"라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은 라오스 정부 차원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 캄마니 인티라스 라오스 에너지·광산부 장관은 지난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규격에 미달한 공사와 예상치 못한 규모의 폭우가 원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마도 보조댐에 금이 가 있었을 것이다. 이 틈새로 물이 새어 댐을 붕괴시킬 만큼 큰 구멍이 생겼을 것으로 본다"고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역대 최고급 폭우로 보조댐이 유실됐다는 입장이다.
사고 전 열흘간 무려 1천㎜가 넘는 비가 내렸고, 사고 하루 전에도 438㎜의 '물폭탄'이 쏟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사고 현장에 접근하기 위해 사륜구동 SUV를 타고 비포장 비탈길을 오르는 동안 곳곳이 깊이 팬 상태였고, 일행이 탄 차 바퀴가 진흙에 빠져 오도 가도 못하는상황이 연출되는 등 당시 폭우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었다.
비탈길로 접어들기 직전에는 다리가 일부 유실돼 가설교를 지나기도 했다.
댐으로 올라가는 길에 라오스 군경 초소 세 곳을 통과해야 했고, 사고 현장을 빠져나올 때도 현지 군경이 둘러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편, 이번 사고 희생자와 관련, 라오스통신(KPL)은 26일 사망자 27명, 실종자 131명, 이재민 3천6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정확한 사망자 숫자를 놓고는 현지 정부 당국과 언론의 발표가 혼선을 빚고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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