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해송환도 동창리 해체도 '조용히'..속내는?

김다혜 기자 2018. 7. 2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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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유해 송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위원장에게 거듭 공개적인 사의를 표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유해 송환 이틀 후인 29일 현재까지 관련 사실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직접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해체와 유해송환에 대한 상응 조치를 자신들이 요구해 온 종전선언과 연계하고 나설 경우 되레 미국 내 반발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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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거듭 "약속지켜줘 고맙다" 사의 표해
美에 상응조치 약속 못 받아..주민에 선전 어려워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출발한 미군 유해 55구가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로 송환되고 있다. 2018.7.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미군 유해 송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위원장에게 거듭 공개적인 사의를 표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유해 송환 이틀 후인 29일 현재까지 관련 사실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올해 북한의 '전승절'(7·27 정전협정 체결일) 보도에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새로운 정세에 발맞춰 반미(反美) 구호가 사라졌다. 그런데도 정작 싱가포르 공동성명 합의사항 가운데 하나인 미군 유해송환이 이뤄진 중요 사실은 전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 세계 각국의 취재진을 초청하고, 관영 매체들을 동원해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며 적극 홍보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은 최근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해체 작업도 소리소문 없이 착수했고 위성사진을 통해 관련 동향이 알려진 후에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이를 놓고 미국의 가시적인 체제보장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당·군부와 주민들에게 추가 신뢰구축·비핵화 조치를 설득할 명분이 없는 데다, 선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선 '미국에 받는 것 없이 계속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내세울 수 있는 성과나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전승절'에 미국에 예우를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정지하며 성의를 보였지만 북한에선 이를 언제든 되돌이킬 수 있는 조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연구위원은 "전승절에 맞춰 유해를 송환한 것은 대외적으로 미국에 종전선언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대내 메시지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묵묵히 합의를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대외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조야는 '미군 유해송환은 비핵화 진전과는 무관하다' '미사일 실험 시설을 해체해도 수개월 내에 원상복구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직접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해체와 유해송환에 대한 상응 조치를 자신들이 요구해 온 종전선언과 연계하고 나설 경우 되레 미국 내 반발을 키울 수 있다.

북한 매체들의 '침묵'은 당국의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북미 간에 합의한 미군 유해 송환이 시작됐고 위원장이 구두로 약속했던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도 진행 중인데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받은 게 없다는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평가다.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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