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2750만원씩 축내는 '박근혜 졸속합의 산물' 화해치유재단

2018. 7. 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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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12·28 한-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로 설립됐으나, 사실상 이름만 남은 화해·치유재단이 올해들어 사무처 운영비로 매달 평균 275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화해치유재단은 인건비 1억1400만원 및 관리운영비 5100만원 등 모두 1억6500만원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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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6월, 직원 5명 인건비 등 1억6500만원
일본 정부 재단에 출연한 10억엔 국고로 충당
"유명무실 재단 계속 유지시 세금낭비" 비판
위안부피해자 지원단체 '해산 촉구' 1인 시위 예정

[한겨레]

지난 2016년 7월28일 대학생 수십명이 서울 중구에서 예정된 ‘화해치유재단 출범 이사장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간담회장을 기습적으로 점거해 12.28 한일합의 무효를 주장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12·28 한-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로 설립됐으나, 사실상 이름만 남은 화해·치유재단이 올해들어 사무처 운영비로 매달 평균 275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화해치유재단은 인건비 1억1400만원 및 관리운영비 5100만원 등 모두 1억6500만원을 사용했다. 재단엔 사무처장을 포함해 직원 5명이 근무 중인데 이들의 급여·사무실 임대료 등으로 월 평균 2750만원을 쓴 셈이다. 그러나 재단 차원의 업무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재단 이사회는 2017년 12월28일 19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올해엔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 사무처장 등 정관상 당연직 이사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 8명은 지난해 이미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현금 지급도 올해 1월을 마지막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재단 사무처 운영비는 2016년 일본 정부로부터 받은 10억엔에서 가져다 쓰고 있지만, 우리 정부가 일본 출연금 10억엔을 국고로 충당하겠다고 한 만큼 유명무실한 재단 유지는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4일 정부는 현재 환율로 10억엔에 해당하는 103억원의 예비비를 여성부가 운용하는 양성평등기금에 편성했다.

정부는 그동안 화해치유재단 처리 방안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정현백 여성부 장관은 27일 열린 국회 업무보고에서 해산 계획을 묻는 질문에 “사무처 운영비 절감을 위해, 사무실 규모를 3분의 1 축소했다”며 “이사 3명으로는 재단 관련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없어 여러 방면에서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정관상 재단을 해산하려면 이사회 의결과 함께 소관 부처인 여성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는 2015년 한-일 합의 결과물인 화해치유재단 존속을 납득할 수 없다며, 오는 8월6일 재단 해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7일부터 화해치유재단 앞에서 ‘출근시간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27일 성명을 내어 “민법 제77조에 따라 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법인에 대한 설립취소 조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여성부에 전달했다”며 “정부가 약속한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한 문제해결을 위해 화해치유재단을 즉각 해산하고 일본군성노예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의연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이 통합한 단체이다.

박근혜 정부는 ‘12·28 합의’ 7개월 뒤인 2016년 7월, 피해 당사자와 지원 단체의 반발에도 화해치유재단 출범을 강행한다. 그해 8월 일본 정부는 10억엔에 해당하는 108억3천만원을 재단에 송금했다. 2018년 7월 현재, 재단에는 피해자에 대한 현금 지급(43억7천만원)과 재단운영비(5억9천만원)로 사용한 나머지 금액 58억7천만원이 남아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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