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항공기 실종, 영구 미제로..사고 원인 규명 못해

2018. 7. 3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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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정부, 실종 MH-370 최종보고서 제출
사고 원인 설명할 아무런 결론없어
'제3자의 불법적 간섭'..납치 가능성은 제기

[한겨레]

지난 2014년 3월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370편 사건에 대한 최종보고서가 제출됐으나,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운항 도중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 370’(MH-370) 여객기 실종 사건은 결국 항공 사상 최대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30일 펴낸 MH-370편 실종사건에 대한 495쪽에 달하는 공식 최종 보고서에서 “충분한 증거가 없어 이번 사건이 발생한 원인을 명확히 특정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보고서는 여객기 실종을 둘러싼 여러 음모론과 원인 거론했을 뿐, 이를 명확히 가려내지는 못했다.

MH-370은 2014년 3월8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륙해 중국 베이징으로 가던 도중 갑자기 예정된 항로를 이탈해 말레이반도를 가로질러 서쪽으로 향했다. 항공기는 관제탑과 교신이 끊긴 뒤 항로를 남쪽으로 돌린 뒤 비행하다 인도양 남쪽 해상에서 연료를 소진해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지난 4년간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탑승자들 주검은 물론 사고 원인 규명에 의미 있는 잔해도 발견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실종자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했으나 사실상 아무것도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 발표장은 다시 울음바다로 바뀌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 보고서는 239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항로를 이탈하고, 교신을 끊고, 결국 사라진 원인에 대해 어떠한 결론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여러 추정 가능한 원인 들 중 납치의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는 시사만을 했다.

조사팀장인 콕 수 천은 수동으로만 가능한 항로 이탈이나 무선응답기의 전원 차단이 있었다며, “불법적인 간섭”의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가, 왜 납치했는지를 설명할 단서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조사팀은 그동안 거론돼온 자살 비행의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조사관들은 “조종사에 의해 저질러질 수 있는 사건이라는 의견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5년 추락한 독일 여객기 ‘저먼윙스 9525’는 부조종사에 의해 고의적으로 추락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직후 MH-370도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추락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하지만 보고서는 자하리 아맛 샤 등 조종사들이 금전 문제, 건강, 교신 때 목소리, 사고 당일 걸음걸이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했으나 비정상적인 면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조사관들은 또 자하리의 집에 있던 운항 시뮬레이터(모의실험장치)에 있는 데이터도 조사했다. 시뮬레이터에는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인도양까지 항로를 만들 수 있는 7개의 좌표가 있었다. 하지만 이 좌표들로는 어떠한 결론도 낼 수 없었다고 콕 팀장은 말했다.

여객기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장치도 이 여객기에는 없었다. 기술적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콕 팀장은 “여객기는 잘 관리됐다”고 말했다.

2014년 이 여객기가 실종되자 광범위한 수색 작업이 진행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해 공식 조사가 마감되기 전까지 약 11만9140㎢ 해역을 수색했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은 미국 업체도 추가로 11만1370㎦를 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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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잔해가 발견되기는 했다. 2015년 아프리카 동부 마다가스카르섬의 동쪽에 있는 프랑스령 레위니옹섬 해변에서 여객기의 날개 일부로 추정되는 잔해가 발견됐다. 2016년 2월 모잠비크 해변에서도 꼬리날개 부위로 추정되는 잔해와 ‘노 스텝’이라는 단어가 적힌 알루미늄 조각이 발견됐다. 이런 잔해는 여객기가 남인도양에 추락하면서 파괴됐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아프리카 쪽으로 흐르는 남인도양 해류를 따라 비행기 잔해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팀은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면서도 이 보고서가 최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콕 팀장은 “이것이 최종 보고서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며 “어떤 잔해도 발견되지 않았고, 희생자도 발견되지 않았다. 어떻게 이게 최종일 수 있는가”라고 했다. 하지만 집중적인 수색과 조사에도 불구하고 밝혀지지 않은 여객기의 소재와 추락 원인이 나중에 드러날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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