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무역전쟁 판 키우는 미국, 자신감 배경은 기록적인 경제 호황

조성은 기자,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2018. 8. 2. 04: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스 상무장관 "경제 좋을 때 중국에 공격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치킨 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 폭탄’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강하게 압박해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중은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는 있지만, 양측 모두 상대방에게 먼저 양보해줄 의향도 없어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매길 추가 관세율을 당초 계획했던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관세율 인상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초 340억 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이르면 이달 중에는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여기에 중국이 보복관세로 응수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6031개 품목에 10% 관세 부과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가 다시 세율을 25%로 올리기로 한 것이다. USTR은 오는 30일까지 의견 청취 기간을 거쳐 관세율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미국은 연간 375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공세를 늦추지 않을 태세다. 미국 경제가 사실상 완전고용을 이루는 등 기록적인 호황을 누리는 현 상황도 트럼프 행정부에 자신감을 보태주고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최근 “미국 경제가 좋을 때 중국에 공격적으로 나가는 게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다이어트’에 비유하며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는 전혀 즐겁지 않고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행복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장기전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압박과 위협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이 행동 수위를 높인다면 중국도 반격으로 맞서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는 무역전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는 경제 안정 유지에 모든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정치국 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운용과 관련해 취업과 금융, 무역, 외자, 투자의 안정과 예상에 맞는 경제운용 등 각 분야에서 안정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중국 지도부는 회의에서 “현재 중국 경제는 안정 속에 새로운 문제와 도전에 직면해 있고, 외부 환경의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강력한 맞춤형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경제방향을 정하는 정치국 회의는 통상 7월 중하순에 열렸지만 시 주석의 중동·아프리카 순방 때문에 늦춰졌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미·중 무역전쟁 후폭풍을 줄이기 위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완화를 시사했다. 또 하반기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견지하고 유동성이 충분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건전한 경제발전 추세 유지를 위해 구조개혁의 단점을 보완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금융리스크 해소와 예방 및 실물경제와 조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양국이 대결 일변도로만 가는 것은 아니다. 무역전쟁 확전을 막기 위한 물밑 움직임도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를 대표하는 양측 실무진이 최근 만나 무역 협상 재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은 기자,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jse13080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