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삼성 미래전략실 작성 '노조파괴 문건' 찾아냈다

2018. 8. 2.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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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최근 삼성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두뇌 구실을 했던 옛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작성한 노조파괴 전략 문건을 발견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2013년 그룹 노사안정화 대책'이란 제목의 이 문건은 2013년 10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삼성의 노조와해 문건이라고 폭로한 '2012년 에스(S)그룹 노사전략'과 비슷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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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본사 압수수색 때
옛 미래전략실 임원 쪽 PC서
'2013년 노사안정화 대책' 등 쏟아져

"창조컨설팅 폭로로 전략 노출돼
새 패러다임 필요..사전예방이 답"
심상정 폭로 2012년 것보다 내용 진전
검찰, 계열사 조직적 공작 의심

[한겨레]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사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검찰이 최근 삼성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두뇌 구실을 했던 옛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작성한 노조파괴 전략 문건을 발견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2013년 그룹 노사안정화 대책’이란 제목의 이 문건은 2013년 10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삼성의 노조와해 문건이라고 폭로한 ‘2012년 에스(S)그룹 노사전략’과 비슷한 것이다. 심 의원 폭로 당시 삼성은 문건 작성을 부인했지만, 지난해 2월 해체된 미전실이 작성한 유사 문건이 처음 발견된 것이다. 검찰은 이 문건의 ‘지침’에 따라 삼성 계열사에서 노조와해 공작이 조직적으로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삼성의 노조와해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지난달 10일 삼성 압수수색 과정에서 미전실 인사지원팀 임원이었던 강아무개 부사장 쪽 컴퓨터에서 삼성 노조와해 공작이 담긴 문건을 대량 확보했다. 현재 그는 ‘작은 미전실’로 평가받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티에프에서 인사팀 임원으로 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2013년 그룹 노사안정화 대책’ 문건은 심 의원이 공개했던 ‘2012년 에스그룹 노사전략’ 문건과 목차까지 거의 동일했고, 대응전략 등 내용은 일부 진전됐다. 해당 문건은 △2012년 평가 및 반성 △2013년 노사환경 전망 △노사안정화 대책 등으로 구성됐으며, 표지에는 ‘최종 발표자료’라는 표시도 있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 문건에서 삼성은 2011년 7월 설립된 에버랜드 노조의 주동자 해고 조처 등으로 노조의 초기 확산을 막은 점을 ‘성과’로 든 반면, 노조에 대한 ‘완전 고사화 실패’를 부족한 점으로 꼽았다. 2013년 노사환경을 전망하면서 ‘창조컨설팅’이 문건에서 거론된 점도 눈에 띈다. 2012년 국회에서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민주노조를 무너뜨리는 데 관여했다는 점이 폭로된 것을 언급하며, “이번 폭로로 노조 파업유도, 위장폐업 등 노조파괴 전략이 노출된 만큼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노조설립 저지 시도는 여론의 공격 등으로 힘든 만큼 ‘사전예방’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창조컨설팅’에 대한 폭로가 나온 뒤 여론의 비난이 제기됐지만, 삼성은 오히려 자신들의 ‘노조와해 전략 노출’을 걱정했던 셈이다.

또 삼성은 이 문건에서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노조 관련 ‘문제인력’을 감축하고 노조 동향 파악 등을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복수노조 대응태세 점검 등을 2013년 4대 과제 안에 포함시켰다. 특히 삼성 계열사 11개 등에서 문제인력이 500명대로 감축됐다고 문건에서 언급된 점이 주목된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삼성의 노조파괴 공작이 현재 수면 위로 드러난 삼성전자서비스 사례 외에 다른 계열사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문건이 그룹계열사 사장단을 상대로 한 노조파괴 강의자료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12년도에 작성된 ‘에스그룹 노사전략’과 비슷한 내용의 2013년도 노조파괴 대책 문건이 발견됨에 따라 매년 이런 문건이 작성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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