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의대, 8년간 여성 수험생 성적 일부러 깎아
일본 도쿄의대가 8년간 입학 전형에서 모든 여성 수험생의 점수를 깎아 여성 합격자를 줄여온 사실이 드러났다. 여성이 결혼과 출산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결과 남성들의 합격률이 높아졌다.
아사히·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은 도쿄의과대학교가 올해 2월 실시한 의학부 의학과 입학 전형에서 여성 수험생의 성적을 일률적으로 낮춰 여성 합격자 인원을 조정했다고 2일 보도했다. 도쿄의대는 여성 합격자 비율을 낮추기 위해 올해뿐만이 아니라 2011년부터 8년 동안 점수를 조작해왔다.
도쿄의대는 2010년 입학전형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이 전년의 20%를 크게 웃돈 40%가 나오자 점수 조작을 시작했다. 도쿄의대 관계자는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내부적으로 여성은 출산과 결혼으로 이직이 잦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의사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남성 합격자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올해 여성 합격자 비율이 17.5%로 뚝 떨어졌다. 올해 2월 치러진 입시전형의 경우, 학교 측은 모든 여성 수험생의 1차 필기전형 점수에 일정 계수를 곱해 점수를 낮췄다. 최종 합격자 결정 과정에서 1차 전형의 배점이 큰 까닭에 1차 전형 점수 조작이 최종 합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사히 보도에 따르면 애초 올해 수험생 남녀 비율은 남성 61%(1596명), 여성 39%(1018명)였다. 하지만 1,2차 전형 이후 최종 합격자 남녀 비율이 남성 82%(141명), 여성 18%(30명)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모집 요강에 따르면 1차 전형에서는 영어, 수학, 과학 필기시험을 치르고, 2차 전형에서는 면접, 소논문, 적성 검사 등을 치른다. 이후 학장과 교수들로 구성된 입학위원회가 합격 여부를 결정하며 남녀별 정원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나라 교육부에 해당하는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번 도쿄의대의 점수 조작 사건에 대해 “입시 모집 요강에 선발 방법을 명시해야 한다"며 "조건을 공개하지 않은 채 시험을 자의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도쿄의대는 올해 초에 벌어진 또 다른 부정 합격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번 점수조작 사건도 검찰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드러났다. 올해 초 도쿄의대는 사립대학 지원사업 선정에 편의를 받은 대가로 문부과학성 간부의 자녀를 부정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나 전 이사장 등이 불구속기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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