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송영무 사퇴가 한국당에 이득일까? 기무사 논란 여야 손익계산은?

김경희 2018. 8. 3. 06: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군기무사령부 앞. [연합뉴스]

지난 한 달 간 ‘기무사 계엄 문건’ 논란으로 국회 안팎이 시끄러웠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촛불집회 위수령 검토’ 폭로(7월5일)→문재인 대통령 특별지시로 특별수사단 수사 착수(7월16일)→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송영무 국방장관과 기무사 지휘관들 하극상 표출(7월24일)→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도 기무사 군사계획 문건 작성 의혹 제기(7월31일). 매주 새로운 이슈가 터지면서 여야의 공방도 거세졌다. 여야의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달 20일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군으로부터 입수한 기무사의 계엄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청와대사진기자단]

①2급 비밀 여부=맨 처음 나온 이슈는 해당 기무사 문건이 2급 비밀에 해당하느냐 여부다. 당시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 직원들은 지난 달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서류에 2급 비밀 도장은 찍혀있지만 실제 2급 비밀 서류로 등재된 적은 없다”고 항변했다. 2급 비밀이 아니라고 한다면 애초부터 중요하지 않은 서류라는 걸 인정하는 셈이 된다. 때문에 국방부는 “2급 비밀을 해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연스럽게 자유한국당과 기무사가 한 팀, 여당과 국방부가 한 팀을 이뤄 대립하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문건이 2급 비밀이냐 아니냐보다는, 문건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더 관심이 쏠리면서 여당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다.
이석구 기무사령관이 1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난 뒤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중앙포토]

②기무사와 노무현=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도 기무사의 군사계획 문건이 다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전부터 나돌던 추측이지만,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공식석상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배경에는 확실한 물증이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들이 확산됐다. 기무사는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당시 기무사령관이 19대 국회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비례대표였던 송영근 전 의원이라는 점 때문에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전형적인 물타기”라는 입장이다. 실제 포털 검색어에 기무사를 입력하면 ‘노무현’이 연관검색어로 뜨는 형국이다. 한국당 안팎에선 김 원내대표가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국면을 전환시키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퇴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는 이날 기무사 존치 근거였던 대통령령·기무사령을 폐지하고 현 인원의 30% 이상을 축소하는 개혁안을 발표했으며 송 장관은 국방부 자체안과 비교·검토한 뒤 청와대에 보고할 최종안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1]

③송영무의 거취= 현재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송영무 국방장관의 거취다. 지난달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송 장관과 기무사 직원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면서 ‘하극상’을 연출해 군 기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송 장관의 사퇴를 거세게 촉구해왔고, 고심을 거듭해 온 청와대는 최근 송 장관 경질로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개혁에도 제동이 걸린다는 점에서 여권이 입을 타격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야권에는 마냥 호재일까. 한국당 내부에선 “‘문재인 정부의 X맨’이라 불리는 송 장관이 물러나면 좀 서운할 것 같다”는 우스갯 소리도 나온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