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력설'로 쪼개진 세월호 선조위, 결론도 따로 낸다

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2018. 8. 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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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위원 3:3 대립, 오늘 보고서 2건 각각 제출
'배 자체 문제' vs '외력 가능성'..번번이 언쟁
유가족 '답답'..진상규명 공은 2기 특조위로

■ 방송 : CBS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대담 : CBS 사회부 김광일 기자

세월호참사 선체조사위원회가 1년의 활동 끝에, 오늘(3일) 최종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침몰 원인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면서 보고서도 반쪽씩 쪼개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사회부 김광일 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세월호참사 선체조사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선조위 30차 전원위원회 (사진=김광일 기자)
◇ 침몰 원인에 대한 결론이 2가지로 나온다는 겁니까?

◆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7월 꾸려진 선조위는 특별법 규정에 따라 다음 주 월요일(6일)로 활동이 끝납니다. 그때까지 최종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위원들 의견이 '3대 3'으로 대립하면서 보고서를 각각 따로 써오게 된 상황입니다. 선조위 김창준 위원장의 말입니다.

[녹취: 김창준 위원장]
"지금 핵심 쟁점이 다 갈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보고서를 만든다는 건 현실이 아니고요. 우리나라 대형사건을 보면 대법원 판결도 7:6으로 갈립니다. 하나의 판결에 의견이 다를 수 있어요. 그것을 국민들이 보고 왜, 의문 가질 수 있겠지만 그럴 수 있습니다."

◇ 3대 3이라…. 입장 차이는 어디서 났나요?

◆ 역시 침몰 원인이었습니다. 먼저 김 위원장과 항해전문가 2명, 그러니까 김영모·김철승 위원은 기존에 이 배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사고 원인으로 들고 있습니다. 김영모 부위원장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 김영모 부위원장]
"'(배가) 출항할 때 화물을 과도하게 실어서 복원성이 불량했고, 그것이 사고가 발생한 시점에서 공교롭게도 솔레노이드 밸브가 한쪽으로 고착이 되는 바람에 타가 급선회를 하게 됐을 것이다'라고 보고, 그래서 선박이 전복됐을 것이라고 보는 일련의 한 프로세스가 있고요…."

◇ 그럼 반대 입장은, 선체 자체가 아니라 외부에서 힘이 작용했다는 건가요?

◆ 권영빈 소위원장과 선박전문가 2명, 그러니까 이동권·장범선 위원은 선체 문제 만으론 이 큰 배의 침몰을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복원성도 그 정도로 나쁘지 않았고, 화물도 배가 상당히 기운 뒤에야 튕겼다는 이유로, 외력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권영빈 소위원장입니다.

[녹취: 권영빈 1소위원장]
"외력검증TF는 외력만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침몰원인에 대해서 여러 가지 것들, 가능성들을 검토를 했고, 그 과정에서 외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선조위 권영빈 1소위원장이 목포신항에 인양된 세월호 선체 가운데 외력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주장하는 '핀 안정기실'에서 촬영한 사진(사진=권영빈 소위원장 제공)
◇ 왜 이렇게 입장이 갈라진 거죠?

◆ 복원성이나 기울기 등은 복잡한 계산을 통해 해석되고 있는데 그 추정이 엇갈리기 때문입니다. 선조위원들은 국내외 연구기관에서 같은 보고서를 받고서도 취사선택한 팩트가 달랐고, 이견은 번번이 언쟁으로 표출됐습니다. 권영빈, 김철승 위원입니다.

[녹취: 권영빈 1소위원장]
"'배가 우현 급선회했다'는 거기까지 저는 인정합니다. 그런데 그 밑에 물속에 있던 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그걸 조사하자고 한 거였고…. 문제는 그 사실로부터 마치 논리적 전제처럼 '타는 과도하게 오른쪽으로 돌았을 것이다'라고 단정하면 이건 조사위원회가 아니라는 겁니다."

[녹취: 김철승 위원]
"사고가 발생한 8시 48분부터 50분까지 있죠. 선박은 좌선회가 하나도 안 되고 있습니다. 우선회가 돼 있습니다. 우선회를 하기 위해 핸들을 왼쪽으로 돌려야겠습니까? 당연한 얘깁니다. 당연한 얘기를 그걸 갖다가 '당신이 봤습니까?' 그럼 사고조사 하지 말자는 얘깁니까?"

◇ 고성이 오갈 정도로 의견 대립을 하는 이유는 뭡니까.

◆ 선조위원들은 크게 보면 한쪽은 항해전문가, 다른 한쪽은 선박전문가로 나뉘고 있습니다. 항해 쪽 위원들은 한국해양대를 나와, 배를 타던 선장과 선원 출신이었고요. 참사 직후부터 각각 검·경 합수부, 해양안전심판원 특별조사부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일부 유가족들이 이들에게 반발하는 건 그런 이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4·16 가족협의회 정성욱 인양분과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정성욱 인양분과장]
"두 분은 2014년도에 정부 측 입장에서 답변을 하셨던 분들이에요. 이분들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썼던 보고서가 뒤집히면 안 되지 않습니까. 뒤집히는 순간 잘못했다는 걸 얘기하게 되는 건데. 결국 방해하기 위해 끝까지 반대하는 거죠. 교수 명성에 먹칠하는 거니까…."

반면 선박 쪽 위원들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와, 배를 만들던 엔지니어 출신으로, 각각 대학과 민간 업체에서 근무했습니다.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 유가족들, 진상규명을 바랐던 많은 분들에게는 아쉬운 보고서네요.

◆ 그렇습니다. 선조위원들을 향한 가족협의회 장훈 진상규명분과장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 장훈 진상규명분과장]
"의혹제기만 계속 하잖아요. 의혹 제기는 우리(유가족)도 해요. 오히려 검경합수부는 거짓말이 됐든 뭐가 됐든 수치라도 내놨어요. 여긴 수치도 못 내놔요 지금. 합의된 수치도 안 나온 거잖아요"

◇ 진상규명, 이제 어떻게 되나요?

◆ 선조위는 오늘 회의에서 2권의 종합보고서를 각각 채택할 예정이고요. 활동 종료일인 다음 주 월요일(6일)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또 기자회견을 열 계획입니다. 이후에는 사회적 참사 특조위, 이른바 2기 특조위로 공이 넘겨질 예정입니다.

여기까지 듣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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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ogeera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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