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말 못할 고통" 英 BBC가 집중보도한 한국 ㅇㅇ범죄

이민정 2018. 8. 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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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앙DB]
영국 BBC방송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몰카 범죄'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3일 BBC 홈페이지에는 '대한민국의 몰래카메라 (South Korea's spy cam porn epidemic)'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로라 비커 BBC 서울 특파원이 보도한 이 기사는 최근 한국에서 몰카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한해 6000건 이상의 몰카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다고 전했다.

비커 특파원은 "몰카 피해의 80%는 여성으로, 많은 한국 여성은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몰래카메라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자신 또한 공중 화장실을 이용할 때 조심하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사는 몰카 피해자들의 두 가지 사례를 들며 "피해자들은 자신이 성적 대상이 될까 봐 이를 누구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통 속에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몰카 범죄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스웨덴과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성범죄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성인의 90% 가까이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고, 93%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등 디지털 기술이 발전해 오히려 몰카 범죄 적발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사에는 '디지털 성범죄 아웃'(DSO)의 박수연 대표의 인터뷰도 담겼다. DOS는 2005년 한국 최대 음란사이트인 '소라넷' 폐쇄 운동 및 디지털 성폭력 문제점을 고발하기 위해 설립됐다.

박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한국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온라인 범죄가 먼저 큰 문제가 됐지만 머지않아 다른 나라에서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음란물이 삭제되고 또다시 배포되는 것이 진짜 문제"라며 국제적 노력을 촉구했다.

박미혜 서울경찰청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장 역시 인터뷰에서 "음란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단속에 어려운 점이 있다"며 "불법 영상 배포에 대한 처벌 강화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는 "지난해 한국에서 6465건의 몰카 관련 사건이 신고돼 5437명이 체포될 정도로 몰카범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이 중 2%에 불과한 119명이 옥살이를 하고 있다”며 “몰카 범죄 처벌의 강도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저항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에도 몰카범죄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4번째 항의 시위가 열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사는 마지막으로 "몰카 범죄 예방과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강해질 때까지 여성들은 탈의실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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