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IT] 샤오미 스마트폰은 왜 쌀까요?

박흥순 기자 2018. 8. 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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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샤오미

지난 7월16일 샤오미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 스마트폰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샤오미의 ‘홍미노트5’가 SK텔레콤, KT, 하이마트, CJ헬로, 11번가를 통해 국내에 정식 출시된 것.

홍미노트5는 ‘중국산 스마트폰’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출시되기 무섭게 세간의 이목을 끌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잡았다. 홍미노트5는 ▲5.99인치 풀H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636 ▲4GB(기가바이트) 램 ▲64GB 저장공간 ▲1200만화소·500만화소 인공지능(AI) 듀얼카메라 ▲1300만화소 전면 카메라 ▲4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출고가는 29만9000원으로 30만원대를 비켜나갔다.

비슷한 사양의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 가격 대비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샤오미가 한국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는 방증인 셈이다.

샤오미의 제품을 총판하는 지모비 코리아의 정승희 대표는 지난 7월16일 오후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그동안 샤오미의 제품은 최대 5%의 마진만 붙이는 전략으로 한국소비자들을 공략했다”며 “홍미노트5를 통해 샤오미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살 뺀 가성비 최고 ‘샤오미폰’

한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샤오미의 가장 큰 무기는 뭐니 뭐니 해도 ‘가격 대비 성능비’ 이른바 가성비다. 일각에서는 비정상에 가까워 보이는 가격을 두고 정상가가 맞는지 의혹의 눈길도 보낸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의문의 존재”라며 “어디서 수익을 창출하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연 샤오미 스마트폰의 가격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중국 정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돈을 지원해 업체가 사실상 적자에서 탈피한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샤오미 스마트폰의 가격을 두고 ‘책정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제품의 원가를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지난해 출시한 ‘가장 비싼 스마트폰’인 아이폰X(텐)의 부품원가는 40만원 수준이다. 앞서 출시된 샤오미의 ‘미3’의 경우 부품원가가 약 17만8000원에 그친다. 실제 부품가격은 그리 비싼편이 아니다. 심지어 제품을 대량 생산하면 부품원가는 더 줄어든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스마트폰의 가격은 결국 부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발생한 셈인데 샤오미는 이를 철저히 포기하면서 가격을 크게 낮췄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태동기에는 대부분의 업체가 스마트폰을 생산할 공장도, 능력도, 설비도 없었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 대만의 스마트폰 ODM(개발생산방식)업체 폭스콘을 만나면서 발판을 마련했다. 폭스콘은 설계도만 갖다줘도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했다. ODM제품을 만들면서 샤오미는 5~10%에 달하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

마케팅 전략에서도 샤오미는 가격을 절감했다. 이들이 주로 활용한 방식은 ‘헝거마케팅’이다. 별도의 마케팅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이 전략은 제품의 수량을 고의로 내놓는 식으로 주로 저렴한 제품을 판매할 때 활용된다.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지 못할 경우 포기하는 데 반해 저가의 제품을 구입하지 못하면 소비자는 손해보는 느낌을 받는다.

이 점을 샤오미는 교묘히 이용한 셈이다. 홍미노트 시리즈는 사실 사양도 뛰어난 편이 아니고 그저 그런 스마트폰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헝거마케팅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구매속도를 높였고 완판행진을 이어갔다.

홍미노트5. /사진=뉴시스

쓸데없는 부분은 과감히 제거한 것도 제품의 가격을 줄이는 비결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예로 제품 포장을 들 수 있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포장은 절대 화려하지 않다. 값싼 종이로만 이뤄진 포장에 재질도 비슷하다. 변형도 쉬워 여러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다소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저렴한 제품에는 번들이어폰을 아예 포함하지 않으면서 제품의 가격을 줄였다.

마진을 최소화한 점도 샤오미 스마트폰이 저렴한 원인 중 하나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부문에서 마진을 5% 이하로 남길 것”이라며 “5%가 넘는 마진은 고객에게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200달러짜리 스마트폰을 1대 팔아 10달러의 마진만 챙기겠다는 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애플과 삼성전자가 평균 151달러와 31달러의 마진을 남긴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중국발 스마트폰은 성공할까

일단 초반 기세는 성공적이다. 샤오미의 성공에 자극받은 화웨이도 지난 7월 노바 라이트2를 자급제폰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을 육박하는 데 반해 샤오미 스마트폰은 3분의1 수준의 가격에 출시돼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낸 상황”이라며 “중국산 스마트폰이 성공적으로 시장을 구축하면 후속 제품이 물밀듯 들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샤오미의 성공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중저가시장에서 판세를 가름했던 여타 시장과 달리 한국시장은 플래그십 위주의 시장이 형성돼 샤오미의 성공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동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샤오미,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은 한국 소비자에게 저가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한국 스마트폰시장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로 불릴 만큼 프리미엄모델이 주를 이뤄 중국산 스마트폰의 인기가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 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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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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