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여자 속옷 그만"..'핑크택스' 거부 움직임 '솔솔'

윤다정 기자 2018. 8. 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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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용, 남성용보다 불편하고 비싸" 대체품 찾아나서
© News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앞으로 같은 제품이라도 '여성 전용'이 붙은 것은 집어들지도 않을 거예요. 여성용품이지만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기에는 너무 많이 속아 왔어요."

명모씨(24)는 매일 착용하는 속옷을 여성용 삼각팬티에서 남성용 드로즈로 바꾼 이후 매일 '신세계'를 맛보고 있다. 내구성이 우수한 것은 물론, 보드랍고 가벼워서 마치 편안한 반바지를 받쳐입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명씨는 "드로즈를 입고 난 뒤 사타구니가 고무줄에 긁히지 않는 점이 좋다"며 "허리 부분의 고무줄도 여성용에 비해 넓어서 가렵지 않았다"고 평했다.

무엇보다 큰 장점으로는 빨래가 쉬워졌다는 점을 꼽았다. 명씨는 "여성용 속옷은 손빨래로 집중적인 세척을 한 번 해 주지 않으면 오염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며 "남성용 드로즈는 세탁기에 넣고 한 번 돌려도 오염이 금방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성용품의 '핑크택스(Pink Tax)'를 거부하고 대체제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핑크택스란 같은 제품이라도 남성용보다 여성용이 더 비싸고 질이 낮은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아울러 '핑크'라는 단어가 붙는 이유는 여성용을 앞세운 상품들이 주로 분홍색상으로 만들어지는 경향을 비꼬는 것이다. 실제로 한 유명 업체에서 제조된 여성용 면도기는 남성들이 흔히 쓰는 제품과 달리 밝은 분홍색을 띠고 있다.

이모씨(26)는 이 업체의 여성용 면도기를 사용하던 중 남성용 면도기를 써 본 뒤 망설임 없이 남성용으로 갈아타기로 결정했다. 기본 가격과 사은품으로 제공되는 면도날까지 합하더라도 남성용이 여성용보다 저렴했던 것은 물론 제모 기능도 우수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여성용 면도기들은 면도날을 고정하는 헤드와 부속이 플라스틱이라 덜그럭거리고 움직임에 탄력이 적다"며 "반면 남성용은 움직임이 탄력 있는 덕인지 피부와 면도날이 잘 밀착돼 두어 번만 밀어도 피부가 금방 깔끔해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남성용은 날이 훨씬 촘촘하고 섬세한 덕인지 힘주어 밀어도 상처가 나지 않았다"며 "제모한 후 항상 빨갛게 붓거나 쓸려서 상처가 나곤 했는데 그런 일도 없었고 피부도 보드라웠다"고 말했다.

세척 또한 여성용보다 남성용이 훨씬 간편했다는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여성용은 면도날 교환을 쉽게 하기 위해 날 뒷면에 부착한 부속품 때문에 제모 후 체모를 제거하기 어려웠다"며 "남성용은 물에 몇 번 털어주니 깔끔해졌다"고 짚었다.

여성용 의류 또한 핑크택스에서 예외가 아니다. 패션에 관심이 많다는 이모씨(21)는 "여성복 바지가 4만~5만원대라면 남성복 바지는 반값으로 뚝 떨어진다"며 "여성용은 44, 55 사이즈가 많이 나오고 프리 사이즈라고 해도 그 사이인 반면 남성용은 작은 사이즈부터 3XL의 큰 사이즈까지 다양하게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 유명 드럭스토어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남성용(왼쪽)·여성용 니플패치. © News1

속옷을 받쳐 입지 않을 때 유두에 부착하는 '니플패치' 역시 여성용과 남성용의 질은 물론 가격까지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여성들은 주장한다.

한 유명 드럭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는 남성용 니플패치의 가격은 8회 분량이 세일가 3100원이다.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여성용 니플패치의 경우 1개입 제품이 세일가 4900원이다.

여성용이 다회용이라는 점에 비춰 봤을 때 후자를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남성용과 여성용을 모두 사용해 본 20대 여성 A씨는 "남성용이 싸고 접착력도 강하다"고 단언했다.

이렇듯 남성용과 여성용 제품을 고루 사용한 경험이 있는 이들 여성 소비자들은, 제품의 질과 가격 측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경우 여성용을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A씨는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여성용 제품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편"이라면서도 "품질 차이가 심각한 제품이라면 되도록 (여성용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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