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측 "한번 소환으로 끝내달라" 특검 "6일 김 지사에게 모든 것 묻겠다" 김 지사 '전관 출신' 변호인단 구성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한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출범한 지 40일 만이다.
김 지사는 앞선 경찰 수사 단계에서도 드루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5월 4일 여당 의원 4명과 동행해 경찰에 출석한 이유다. 당시 야권에선 조사를 받는 당사자가 동료 의원·보좌관을 병풍처럼 세우고 출석했다며 '황제 출석'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댓글조작 사건으로 94일만에 두 번째 조사를 받는 김 지사의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 과거 참고인이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피의자 신분이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와 댓글조작을 공모하고 공직을 제안한 혐의로 입건했고 지난 2일 그의 집무실과 관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지사의 대응도 달라졌다. 경찰 조사 때와 달리 대구고검장 출신의 동명이인 김경수 변호사를 영입했다. 김 지사의 변호인단은 총 5명(김경수·허치림·오영중·문상식·김형일 변호사) 중 3명이 검사 출신이다.
김 지사는 특검 출범 전부터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히 응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수사의 칼끝이 자신을 겨누자 전관 중심의 막강한 변호인단을 꾸린 것이다.
특검팀은 수사의 본류로 꼽힌 김 지사를 부르기 전 드루킹 김씨를 8번이나 조사하며 소환 카드를 아껴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권력의 최전선에 있는 김 지사를 포토라인에 한 번 세우는 것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6일 김 지사를 소환해 모든 것을 물을 예정"이라며 "수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이날 조사로 필요한 대답을 모두 얻겠다"고 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도 특검팀에 도정 운영을 위해 "소환 횟수를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비 업무를 맡고 있는 서초경찰서는 여야 지지자간 충돌을 막기 위해 김 지사 포토라인 주변에 1개 중대급 이상의 병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6일 조사의 핵심은 김 지사가 김씨가 조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이 대선 전후 고성능 매크로(동일작업 반복기능)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조작을 벌인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다. 김 지사는 "매크로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특검팀은 김 지사가 김씨에게 관련 보고를 받은 정황을 확보하고 사실상 댓글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 대가로 김씨와 그의 측근에게 오사카 총영사 등 공직을 제안했으며 6월 지방선거에서도 도움을 요청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김씨와 그의 측근들이 2016년 11월 김 지사 참석하에 열렸다고 주장하는 킹크랩 시연회의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특검팀은 자금추적을 담당했던 수사관들도 김 지사 관련 조사에 투입한 상태다. 하지만 당시 CCTV 등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지사가 부인할 것을 예상해 증거를 차곡차곡 쌓아왔다"며 "내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수사가) 잘 될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