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실장과 저는요"..대통령과 인연 강조하는 민주당 3인방

현일훈 입력 2018. 8. 7. 17:04 수정 2018. 8. 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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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실장하고 저하고는 특수한 관계에요.”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중반전에 접어든 가운데, 경선 후보인 이해찬 의원의 ‘문 실장’ 발언이 당내에서 화제다. 문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사옥을 방문,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에 출연해 당대표 후보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이 발언은 이 의원이 지난 4일 인터넷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했을 때 나왔다. 당시 사회자 김어준씨가 “(당 대표가 되면) 문 대통령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라고 묻자, 이 의원은 “제가 국무총리 할 때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했다. 당정청 협의회에도 문 실장이 참석을 해서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런 뒤 ‘문 실장’ 발언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2016년 제가 세종시에다 조그만 집을 짓고 살고 있는데 (문 대통령이) 집 좀 보자고 막걸리하고 문어를 가지고 왔다. 그날 막걸리를 많이 먹었다. 서로 동지다”라고도 했다. 나이도 이 의원이 1952년, 문 대통령이 53년생으로 비슷하다.

언론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을 ‘문 실장’으로 호칭한 것을 두고 이 의원측 관계자는 “그만큼 둘 사이가 격의없이 가깝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시기가 시기인만큼 대통령을 하대하는 듯한 표현은 오해를 살 수 있다. 표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어쨌든 이 의원의 ‘문 실장’ 발언은 각 후보들이 문재인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당정청 삼위일체", 송영길 "여당 역할 확대"

이 의원의 경쟁자들도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우며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 김진표 의원은 47년생으로 문 대통령보다 6살 위지만, 언론에 나와선 꼬박꼬박 “문 대통령께서는”이란 존칭을 쓰고 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밑그림을 그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김 의원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당과 청와대는 물론 정부부처까지 일체감을 가져야 한다”며 ‘삼위일체론’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출마선언때 “문재인 정부의 국정계획을 설계한 저는 문재인 정부와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송영길·김진표·이해찬(왼쪽부터 기호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주자인 송영길 의원은 최근까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아 ‘신북방정책’을 추진했다. 송 의원은 이런 인연을 강조하며 “선거용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나야말로 진짜 친문(親文)이자 신문(新文)”이라고 강조한다. 62년생인 송 의원은 청와대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과도 가깝다. 이들 ‘친문 네트워크’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송 의원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그는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2년 전 1표차로 당 대표에 컷오프됐지만 촛불홍보단으로, 문재인 대선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지방선거때는 아무 직책도 맡지 않고 의병처럼 뛰어왔다”며 “대통령을 끝까지 모시고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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