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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스마트의류, 웨어러블 기기의 종착점?

김종화 2018. 8. 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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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를 카드결제기에 갖다대면 결재가 되는 라일앤스콧의 스마트재킷. [사진=라일앤스콧]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요즘은 옷 만드는 회사를 '의류회사'라고 하지 않고 '디지털회사'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요즘 옷은 그냥 옷이 아니기 때문이랍니다. 온갖 기능이 탑재된 과학기술의 총아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여서 마치 가벼운 전자장비를 입은 듯한 기분이지요.

'스마트 재킷'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리바이스와 구글이 협력해 만든 '커뮤니티 트러커 재킷'입니다. 이 재킷은 기기를 직접 조작하지 않고 옷의 원단을 접촉하면 기기가 작동합니다. 섬유에 전도성 물질을 더한 데님 소재 원단을 사용했고, 소배 부분을 탭하거나 넘기면서 다양하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다음곡을 선택하거나 전화를 수신할 수 있고, 미리 특정한 장소를 설정한 뒤 더블탭하면 구글지도의 네비게이션 기능을 스피커나 이어폰으로 안내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재킷의 핵심은 스마트 센서를 원단으로 직조한 전도성 실에 있는 만큼 장갑이나 모자 등 다른 패션 액세서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마트 재킷의 소매 부분을 탭하면 기기를 다양하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물건 값을 결제할 때 카드를 꺼내지 않고 옷의 소매를 단말기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결제할 수 있는 재킷도 있습니다. 영국의 의류 업체인 라일앤스코트(Lyle&Scott)가 신용카드 업체인 버클리카드(Barclayscard)와 함께 내놓은 스마트 재킷은 소매에 비접촉식 결제 시스템인 비페이(bPay) 칩을 넣은 포켓을 탑재해 카드결제기 주변에 소매를 가져가면 결제가 됩니다.

에어백이 펼쳐져 낙하시 충돌을 약화시켜주는 재킷도 등장했습니다. 'World It Show 2018'에 출품된 '세이프웨어(safeware)'는 웨어러블 에어백 시스템이 내장된 재킷입니다. 세이프웨어에는 추락감지센서, GPS와 모션센서, 강한 에어백, 위치정보 전송시스템 등이내장돼 있습니다.

작업 중 뜻하지 않은 추락이나 낙하사고가 발생하면 추락감지센서가 작동해 몸이 지면에 닿기 전에 0.2초 내 에어백을 팽창시킵니다. 에어백은 목, 흉부, 척추부,요추부 등에 펼쳐져 주요 부위의 부상을 최소화시킵니다. 또 연동된 사물인터넷 모듈이 사고위치와 환자의 생체정보 등을 사고 즉시 전송해 응급출동 및 이송 때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남성복 브랜드인 로가디스에서 출시한 스마트 수트2.0은 NFC 무선통신 칩을 상의의 커프스 버튼에 탑재했습니다. 상의 안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으면 자동 무음 및 전화수신 차단의 에티켓 모드, NFC를 이용해 이메일, 명함 전송 등의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스마트 포켓에 스마트폰을 넣었다 뺐을 때 자동으로 화면 잠금이 해제되는 기능도 있습니다. 겨울 수트는 합성 보온 소재인 써모라이트(Thermolite)와 발열 안감 소재를 적용해 2~3도 온도를 높여주고, 여름 수트는 발수 및 자외선 차단 기능으로 체온을 2~3도 낮춰줍니다.

이런 류의 발열재킷은 고전이 된지 오랩니다. 버틀러 테크놀러지(Butler Technologies)의 기술로 듀퐁(Dupont)이 만들고, 랄프 로렌( Ralph Lauren)이 디자인한 평창올림픽 미국 대표팀의 히팅재킷은 내장 배터리로 11시간 방한이 되는데 한정판으로 나와 매진됐습니다. 특수섬유를 사용해 태양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꿔 체온을 유지시키는 태양열 재킷도 개발됐습니다.

'브로드캐스트 웨어'는 스마트폰이나 티셔츠 상단의 버튼을 이용해 LED로 원하는 슬로건이나 이미지를 표시해주는 디지털 티셔츠입니다. [사진=브로드케스트웨어]

스타트업 브로드캐스트 웨어러블스(Broadcast Wearables)에서 개발한 '브로드캐스트 웨어(Broadcast Wear)'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LED로 원하는 슬로건이나 이미지를 표시해주는 디지털 티셔츠입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티셔츠 전면부에 보이는 이미지를 원할 때마다 변환할 수 있습니다.

세계 3위의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Under Armour)는 원적외선 패턴을 생성해 숙면을 도와주는 스마트 잠옷을 출시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언더아머의 최고경영자 케빈 플랭크(Kevin Plank)는 "의류회사에서 디지털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언더아머의 이런 행보는 스마트의류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90년대 군사적 목적을 위해 개발됐던 스마트의류가 이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해 실생활의 주변 기기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고 기능성이거나 전도성 섬유에 디지털 센서 등이 내장돼 의복이 스스로 외부 자극을 감지하고 반응하며, 시간적·장소적 제약을 넘어 네트워크에 접속해 정보를 알려주고 건강 상태를 감지하기도 합니다. 웨어러블 기기의 종착점이 스마트의류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다양한 의류가 스마트화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스마트 의류들의 판매성적은 썩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미국 올림픽 대표팀의 의류는 소규모 한정판이란 소장의 희소성 때문에 매진된 것으로 분석합니다. 스마트 의류의 헬스케어 등 생활자체의 편의를 위한 새로운 기능들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편의를 넘어선 지나친 친절과 편리함을 넘어선 게으름이란 지적이지요.

스마트한 세상은 모든 편함과 게으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스마트의류의 미래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필요한 만큼의 친절과 편리함'이 미래 서비스시장 개척의 열쇠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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