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판사는 왜 새벽에 나와 파일 2만5000개를 삭제했을까

오제일 2018. 8. 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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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행정처'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가 관여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로 이어지고 있다.

8일 이뤄진 현직 판사 첫 피의자 신분 공개 소환은 문건 작성 및 지시 과정에 개입한 '윗선' 줄소환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김 부장판사는 대법원 특별조사단 조사에서 일련의 문건 작성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지시로 이뤄졌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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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판사 사찰 문건' 부장판사 소환
대법 자체 조사서 "임종헌 지시" 진술
관련자 진술 보강수사 후 윗선 부를듯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법관사찰 등 의혹 문건 다수를 작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모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전 법원행정처 심의관)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2018.08.08.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양승태 행정처'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가 관여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로 이어지고 있다. 8일 이뤄진 현직 판사 첫 피의자 신분 공개 소환은 문건 작성 및 지시 과정에 개입한 '윗선' 줄소환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이날 창원지법 마산지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이 의심되는 문건 다수를 작성한 인물이다.

그는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행정처 기획조정실 소속 1·2심의관을 역임했다. 검찰은 당시 행정처가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재판 거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김 부장판사는 대법원 자체 조사 결과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취지 글을 내부망 등에 게시한 차모 판사 동향 파악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부장판사가 작성한 '게시글 관련 동향과 대응 방안', '시사인 칼럼 투고 관련 동향과 대응 방안' 문건에는 차 판사의 성격과 스타일, 가정사, 고민, 다수 판사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나아가 차 판사가 존경하는 선배 등 명단을 취합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담겼다.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위반한 하급심 판결에 대한 대책' 문건도 김 부장판사 손을 거쳐 만들어졌다. 문건에는 대법원과 달리 긴급조치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인 하급심 판결에 대해 직무감독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김 부장판사는 대법원 특별조사단 조사에서 일련의 문건 작성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지시로 이뤄졌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 부장판사가 인사 발령 당일인 지난해 2월20일 새벽 법원행정처에 나와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 내 2만4500여개 파일을 삭제하는 과정에 윗선 개입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이 같은 혐의 확인을 위해 김 부장판사 사무실 등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검찰은 해당 파일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파일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 진술을 토대로 문건 작성 및 삭제 경위 등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 전 차장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법원 자체 조사 문건에 '지시자' 또는 보고 라인으로 특정된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 위원 등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이 이들을 상대로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이 거듭 기각된 점, 일부 자료 확보가 지연되고 있는 점, 추가로 발견된 문건에서 의혹이 지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점 등이 변수로 거론된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어려움이 있어도 잘 해내야 하는 임무가 있는 만큼 좋은 방법을 찾아보겠다"라고 말했다.

kafk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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