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야기' 내주초 서해로.. 한반도 상륙?

김효인 기자 2018. 8. 1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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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서해 따라 북상".. 美·日은 "14일쯤 北 서해안 상륙"
무더위 식힐 '효자' 가능성 높지만, 자칫 수도권 피해 커질수도


북상 중인 제14호 태풍 '야기(YAGI· '염소자리' 별자리의 일본어)'가 다음 주 초 우리나라 서해로 진입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가 태풍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기상청이 9일 밝혔다. 미국과 일본 기상청은 이 태풍이 우리나라 내륙 쪽에 더 가깝게 이동하고 북한 서해안 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해 자칫 태풍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태풍이 비를 많이 뿌리면 오랜 폭염을 해갈하는 '효자 태풍'이 되지만 강한 비바람에 따른 재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820㎞ 인근에서 시속 약 65㎞로 북상 중이다. 일요일인 12일에는 제주 서귀포 남서쪽 약 370㎞ 해상에 도달해 13일엔 우리나라 서해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태풍은 현재 '소형'의 '약한 태풍'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태풍 야기가 주목받는 것은 이 태풍이 동쪽으로 방향을 틀 경우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이 직접적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태풍 발생 당시 예보에서 태풍이 우리나라 서해를 관통하며 산둥반도 인근을 지나리라고 내다봤다. 우리 기상청은 8일 오후까지 태풍이 제주도 인근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상하이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했으나 9일 오전 예측 경로를 미국·일본과 비슷하게 바꿨다. 하지만 우리는 서해를 따라 계속 북상할 것으로 내다본 반면 미·일 기상 당국은 오는 14일쯤 북한 내륙 지방에 상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야기의 경로 변동 가능성이 많다"며 "힘이 약하기 때문에 제주도 인근에서 소멸할 수도 있고, 남해안 해상 기온이 높기 때문에 더 큰 태풍으로 발달한다면 서해 쪽으로 올라올 수도 있다"고 했다.

태풍 야기가 서해를 따라 북상하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무더위가 태풍의 영향으로 한풀 꺾일 수 있다. 역대 최악 폭염을 기록했던 1994년에도 태풍 '월트'와 '브랜든'이 한반도에 비를 뿌리며 더위의 기세를 꺾었다. 그러나 태풍 진로가 이보다 더 동쪽으로 틀어져 서울 등 수도권이 태풍 영향 반경에 들어가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지난 2010년 9월 수도권을 강타한 제7호 태풍 '곤파스'가 비슷한 경로다. 곤파스는 당시 인명 피해 18명과 이재민 1300여명, 재산 피해 1670여억원을 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1994년에는 태풍이 녹조를 모두 밀어내고 더위를 식히는 역할을 해 '효자' 소리를 들었지만 이번에도 그럴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수도권이 서해를 따라 이동하는 태풍의 '위험 반원'에 들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태풍의 중심을 향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 들어가기 때문에 태풍 이동 경로의 동쪽 지역은 바람이 강해 '위험 반원'이라 부른다.

한편 9일 전국 곳곳에서 굵은 소나기와 강한 바람이 불었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지난달부터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티베트 고기압이 이달 들어 차츰 약해지면서 기압골의 이동이 많아지고 곳곳에 소나기구름이 발생한 것"이라며 "태풍 영향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강수량은 경기 연천군 장남면 86.5㎜, 강원도 평창 48.5㎜, 파주 도라산 40.5㎜ 등으로 집계됐다. 10일에도 곳곳에 소나기와 함께 무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서 남부, 경상도, 전라 내륙 20~60㎜, 강원 영동, 충청 내륙, 제주도 산지 5~40㎜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35도, 대구 32도, 전주 34도 등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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