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사 vs 한의사, 약침 두고 또 '충돌'

오준엽 입력 2018.08.10. 16:25 수정 2018.08.10. 17:25

한의계에서 통증질환을 다스리는데 쓰이는 침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알려온 약침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여교사 사망사건과 함께 표면에 드러났다.

복지부와 식약처가 봉침과 같은 한의원의 약침행위에 대해 검증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며,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이런 참사는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의사협회, 한의사 봉침 안전성 검증 의무화 촉구

한의계에서 통증질환을 다스리는데 쓰이는 침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알려온 약침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여교사 사망사건과 함께 표면에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5월, 신혼 6개월의 30대 초등학교 여교사 A씨가 한의원에서 봉침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사망원인은 호흡곤란과 혈압저하를 유발하는 과민성 쇼크인 ‘아나필라시스 쇼크’로 추정된다.

사건의 쟁점은 2가지다. 적절한 응급조치가 이뤄졌는지와 치료에 쓰인 봉침이나 치료과정에서의 문제는 없었는지 여부다. 그리고 일련의 문제는 수사방향과는 관계없이 의사와 한의사 두 직역 간 전문성 충돌로 확산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9일 성명을 통해 현행법 상 한의원에서 응급의약품을 구비할 의무가 없어 응급조치가 늦어졌던 점이 일부 있는만큼 앞으로는 전문의약품이 포함된 응급키트를 구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멈춘 심장을 다시 뛸 수 있도록 자극하는 ‘에피네프린’ 등 전문의약품을 포함해 응급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20~30여개 약물을 비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 환자의 생명이 위급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의료인으로써 즉각적인 대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10일 “위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에피네프린과 같은 응급 전문의약품을 구지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무면허 불법의료행위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기본적 상식과 양심이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다른 하나의 쟁점인 봉침의 안전성 논란도 지속적인 약침의 안전성 문제와 결합돼 두 직역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 당장 한의협 김경호 부회장은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봉침뿐만 아니라 모든 주사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초급성형 면역반응”이라며 봉침의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면 의협은 “해당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봉침을 포함해 한의계에서 사용하는 약침에 대한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약침의 안전성 검사를 의무화해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복지부와 식약처가 봉침과 같은 한의원의 약침행위에 대해 검증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며,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이런 참사는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법에서 정하거나 허용한 범위 내에서라면 응급키트도 약침도 사용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뿐이다. 이에 두 직역 간의 갈등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문제나 첩약 및 추나와 같은 한방행위에 대한 보장성 확대와 함께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는 한의원 원장 B씨(43)에게 업무상 치사혐의를 적용해 이달 내 기소여부를 결정해 검찰에 의견서를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찰은 사건에 대한 전문가 감정과 국과수의 검시를 모두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