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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후폭풍..美 세컨더리 보이콧 꺼낼까

정용수 입력 2018.08.1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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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조 타격 감안, 가능성 작다"
남북협력 강화 등 독자노선엔 악영향

한국 정부가 10일 북한산 석탄의 반입과 유통을 공식 인정함으로써 이로 인한 후폭풍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북한산 석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거래를 금지시킨 품목으로, 이번 사건의 처리 방향이 향후 대북정책에서의 한ㆍ미 공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미 정부는 북한과의 불법거래에 가담할 경우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앞세워 미국 금융사와의 거래를 금지시키는 조치를 내리겠다고 경고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산 석탄 수입업체는 물론 그 석탄을 사용한 발전업체와 신용장을 발부한 금융사도 세컨더리 보이콧의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일단 관련 발전업체와 금융사가 세컨더리 보이콧에 적용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관세청은 이날 “미국의 독자제재인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위반이 반복적으로 행해지고 관련국에서 조치가 없을 때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ㆍ미 정부는 사건 초기부터 공조해왔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2차관도 지난 9일 “어떠어떠한 조건이 돼야지 (세컨더리 보이콧 실행이)되는 것이다. 지금 미 정부가 우리한테 세컨더리 보이콧이나 이런 것을 한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이번 사건으로 미국이 한국에 ‘칼날’을 빼 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노석환 관세청 차장이 10일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 관한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산 석탄 밀반입은)세컨더리 보이콧에 적용될 수 있다는 사안”이라면서도 “하지만 한국이 미국의 동맹이고, 대북정책을 함께 협력해 추진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예외적인 케이스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잘못한 건 맞지만 한국에 타격을 줄 경우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경고 차원으로 넘길 수 있다는 얘기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지난달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이후 한국 정부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충분히 설명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그동안 신중하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관세청 발표 전인 9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신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무부 산하 매체인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다른 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테러ㆍ비확산ㆍ무역 소위원장인 테드 포(공화) 의원의 입을 통해서다. 포 의원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석탄 밀반입에 연루된 기업이 한국 기업이라도 세컨더리 보이콧을 부과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7일 경북 포항신항 7부두에 정박한 진룽(Jin Long)호가 석탄을 하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미 정부로서도 세컨더리 보이콧의 실행에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세컨더리 보이콧에 적용을 받을 경우 미국이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국제금융망에서 퇴출되고, 이는 결국 기업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의 비자금을 관리했던 금융사인 방코델타아시아(BDA)는 2005년 문을 닫았다.

이번 사태로 인해 북ㆍ미 대화의 중재자를 자처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던 한국 정부의 입지가 위축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 설득에 외교력을 집중하다 보면 남북 관계 개선과 협력 증진을 위한 독자적인 행보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더욱 엄격한 대북제재 동참을 요구하는 미국의 목소리에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한국이 미국에 약점이 잡힌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이렇게 풀어야 한다’고 큰 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상당 시간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 정부 입장에선 이번 사건이 악재라는 얘기다.

정용수ㆍ권유진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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