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폭염 부추기는 '열섬'..'입체 숲' 조성하면 4.5도↓

손서영 입력 2018. 8. 10. 21:47 수정 2018. 8. 1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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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구가 많고 고층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심의 기온은 교외보다 훨씬 높습니다.

건물이 내뿜는 인공 열과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데다, 바람길도 원활하지 않아 '열섬'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인데요.

특히 올해 여름처럼 폭염이 오랫동안 이어지면 '열섬' 현상은 더 강해집니다.

실제 서울 도심 기온은 남산보다 7도 이상 높았고, 북한산과 관악산 주변과는 10도 가까이 차이가 났습니다.

그래서 도심에 숲을 조성하는 게 중요한데요.

가로수를 심는 것보다 이른바 '입체 숲'을 조성하면 효과가 더 크다고 합니다.

손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통량이 많은 서울 도심의 한 사거리입니다.

낮 최고기온이 37도 가까이 오른 시각.

차량의 열기로 달궈진 아스팔트 온도는 50도를 훌쩍 넘겼습니다.

반면 가로수와 풀이 심어진 바로 옆 인도는 실제 기온보다도 1도 정도 낮았습니다.

나무가 만드는 그늘의 기온 감소 효과는 얼마나 될까.

땡볕이 내리쬐는 거리에 피실험자를 서 있게 한 뒤 도시 숲에서 10분간 쉬게 했습니다.

벽면 숲 가로수 옆에선 평균 3.9도가, 무릎 높이의 하층 숲 가로수 옆에선 평균 4.5도가 내려갔습니다.

나뭇잎이 숲 지붕으로 그늘을 만들어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증산 작용을 통해 주변의 습도까지 조절하는 천연 에어컨 역할을 한 겁니다.

[권진오/국립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센터장 : "미세한 바람이라든지 온도 저감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양한 곳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하기 때문에 큰 덩어리도 중요하지만 작은 점도 훨씬 효과적입니다."]

대규모 녹지를 조성하기 쉽지 않은 도심에서는 벽면과 낮은 공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입체 숲' 조성이 유용합니다.

작은 숲들이 모이면 도심과 교외 지역을 연결하는 '바람길'을 만들게 돼 도심에 찬바람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실제 여의도는 공원이 조성되기 전 광장의 표면 온도가 주변보다 평균 2.5도 높았지만, 숲이 조성된 후에는 오히려 1도 가까이 낮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폭염이 잦아지면서 열섬 현상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폭염 피난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손서영기자 (belle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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