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탈출' 문턱 구경..인천공항 '노인 피서객' 따라가보니

이수진 2018. 8. 1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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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되는 폭염, 누구나 힘들겠지만 나이가 많은 분들은 더 괴로우실 겁니다. 노인들이 더위를 피할 곳을 찾아 최근 인천공항으로 모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수진 기자가 한 노인을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바깥 기온은 섭씨 34도.

집을 나선 80대 노인은 지하철역으로 향합니다.

젊은 승객들 틈에 시선 둘 곳이 없습니다.

그저 창 밖 풍경만 바라볼 뿐입니다.

그래도 가려는 곳이 있습니다.

[나이가 먹으니 할 게 없잖아. 집에 있으면 뭐해. 만날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한 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곳은 인천공항.

외국 나갈 일은 없지만 시원하고 사람 구경하기 좋아서입니다.

[여기 오면 추운지도 모르지, 더운지도 모르지. 그래서 다 여기 모이는 거야.]

폭염 속에 갈 곳 없는 노인들이 공항으로 모여든 겁니다.

[오늘 처음 만났어. 서로 통하니까.]

큰 가방 든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노인들은 섬 같은 존재입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관심도 공통점도 없습니다.

[(여행) 가고 싶지. 가이드가 나이 먹으니까 꺼려해. '안 왔으면 좋겠다'라고.]

온종일 이륙하는 비행기 구경을 합니다.

벤치에 누워있거나 집에서 싸온 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마음 편하지는 않습니다.

[미안해서….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되니까. 또 둘이 있기는 너무 무료한 거야.]

더위 피할 곳 없는 노인들의 인천공항 출퇴근이 여름 내내 이어지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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