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내역 내놓자 말바꾼 김경수 "센다이, 추천은 했을 수도"
드루킹 측, "킹님이 도리어 거부한 제안"
김경수 경남지사가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과 관련해 자신의 말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팀 조사실에서 바꾼 것으로 12일 중앙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난 9일 특검팀 사무실에 들어서기 직전까지 김 지사는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적이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었다.
드루킹 역시 “지난해 12월 김 지사로부터 ‘오사카 총영사는 어려운데, 센다이 총영사직은 어떻겠냐’는 전화를 직접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는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 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를 피하기 어렵다. 지난해 5월 치러졌던 대선과 달리 김 지사 본인이 출마했던 6월 지방선거의 경우 공직선거법 공소시효(선거일 후 6개월 이내)가 아직 4개월 정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특검팀은 오사카 총영사직 문제로 사이가 벌어진 드루킹 김씨를 붙잡기 위해 김 지사가 센다이 총영사직을 역제안했고, 이 과정에서 “6월 지방선거 때까지 잘 부탁한다”는 취지로 회유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식선거운동 이전인 지난해 12월부터 김 지사가 드루킹 측으로부터 자신의 선거를 도움받고자 했다면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혐의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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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다이 제안은 사실, 킹님이 도리어 거부한 일"
이와 관련, 드루킹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지사가 센다이를 분명히 언급했고 도리어 ‘킹님’이 창피해하면서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킹님은 드루킹 김동원씨를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 사이에서 일컫는 말이다.
이전에도 김 지사는 드루킹 김씨와의 접촉 사실에서 있어 상황마다 말을 조금씩 수정했다. 의혹이 발생한 올 4월만 하더라도 김 지사는 드루킹과의 관계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이가 아니다”고 했지만 최근까지 나타난 행적으로 보면 김 지사가 드루킹이 있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을 3~4차례 방문했다. 또 김 지사는 드루킹을 "수많은 지지그룹 중 하나"라고 했지만 핵심 정책인 재벌 지배구조 개혁과 관련해서도 보안용 메신저 ‘시그널’로 자문을 요청했다.
김영민ㆍ박태인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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