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손 들어준 전해철.. 親文이 나뉜다
이해찬 "국회의원 왜 떨어지죠? 난 한번도 안 떨어져" 발언 논란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12일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표 의원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서도 친문(親文) 핵심으로 꼽히는 전 의원이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면서 친문의 분화와 분열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실현해 국정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당대표가 선출돼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언급은 '경제 당대표'를 내세운 김 의원 지지로 해석됐다. 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김 의원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했다. 전 의원은 또 "상대를 적대시하며 유발되는 갈등은 성과 없이 여당과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게 하는 빌미가 될 뿐"이라고 했다. 당대표 경선에서 김 의원과 경쟁 중인 이해찬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이 의원은 야당을 '적폐' '수구 세력'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동안 친문 핵심 인사들은 당대표 선거에서 특정 후보 지지 여부에 대한 언급을 꺼려왔다. 당내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달 초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이 만나 '당대표 선거에서 중립 입장을 견지하자'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부에선 양정철 전 비서관과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 이해찬 후보와 가깝고, 전 의원이 김 의원을 도우려 한다는 말이 나오자 선제적 대응을 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양 전 비서관과 이 전 수석은 '선거 개입'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각각 미국과 중국에 머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날 전 의원의 공개 지지 선언은 친문 내부에서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 친문 초선 의원은 "전 의원이 공개 지지 선언을 하면 친문이 쪼개질 수밖에 없어서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이제 본격적으로 친문 표 갈라지기가 시작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전 의원 주변에선 "전 의원이 지방선거 경기지사 경선에서 김 의원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갚으려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한편 이해찬 의원이 지난 11일 부산 지역 대의원대회에서 "나는 30년 동안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 번도 안 떨어졌다. 왜 떨어지죠?"라고 한 것도 논란이 됐다. 김진표 의원은 "이 의원 말을 듣는 순간 무척 민망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에서 여러 번 낙선했고, 부산의 많은 동지들이 낙선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 의원 측은 "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노 전 대통령까지 거론하면서 비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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