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구 1천만의 자카르타 가장 빨리 침수 전망.."2050년이면 잠겨"

입력 2018.08.13. 11:26 수정 2018.08.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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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대표적 피해 도시
습지에다가 지하수 추출로 빠르게 침수
일부 지역은 매해 25cm씩 가라앉아

[한겨레]

북자카르타 무아라 바우 지역의 한 건물. 1층이 침수돼 건물을 포기할 수밖에 상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가장 빨리 사라질 대도시는 어디인가? 인구 1000만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지목되고 있다.

자카르타는 오는 2050년이면 대부분이 침수돼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비비시>(BBC)가 13일 연구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카르타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물에 잠길 도시로 예측되는 것은 지형적, 환경적 요인으로 지구온난화 효과가 가장 현저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카르타는 13개 강의 하구가 관통하는 습지에 위치하고 자바해에 면해 있다. 홍수가 잦은 지형이다. 더구나 1000만 인구와 도시 시설들이 해안에 접해 있어, 홍수와 해수면 상승은 자카르타를 지구온난화로 인한 최대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자카르타 토지의 침하를 연구해온 반둥기술연구소의 헤리 안드레아스 연구원은 “자카르타가 침수될 가능성은 웃어넘길 사안이 아니다”라며 “우리 모델에 따르면, 2050년이면 북자카르타의 85%는 침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의 침수는 이미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 북자카르타는 지난 10년간 무려 2.5m가 침하했다. 일부 지역은 매해 25㎝씩 가라앉는다. 이는 연안 대도시의 전 세계적 평균 침수보다도 두 배나 높다.

자카르타는 매해 평균 1~15㎝가 가라앉고 있고, 도시의 거의 절반이 현재 해수면보다도 아래에 있다. 이런 변화는 북자카르타에서 시민들에게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무아라 바루 지구에서 한때 어업회사가 쓰던 건물은 현재 2층의 베란다 일부만이 사용 가능하다. 1층은 완전히 잠겨있다. 지반 자체가 침하되고 있어, 이 건물을 버리는 것 외에는 해결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건물에서 자동차로 5분 떨어진 생선시장의 통행로도 물에 잠기기를 반복한다.

북자카르타는 역사가 깊은 항구도시였고, 현재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번잡한 부두인 탄중 프리옥이 있다. 현재 180만명이 거주하는 이 지역에서 바다 풍경이 보이는 고급 빌라에 사는 포르투나 소피아는 자신의 집이 망가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벽과 기둥에 금이 가서 6개월마다 보수를 한다. 하지만 이런 균열은 지반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것이어서, 근본 대책이 무망하다. 4년 동안 이곳에서 살아온 그는 이미 몇 차례나 홍수를 겪었다. 바닷물이 밀려와 자신의 집 수영장을 채웠고, 모든 가구를 2층으로 옮겨야 했다.

어부 마하르디는 “매해 밀물이 5㎝씩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자카르타의 바닷가에는 고급 빌라 건축 붐이 더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주택개발협회 자문위원장인 에디 가네포는 정부에 추가적인 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아파트를 팔 수 있는 한 개발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자카르타의 다른 지역도 속도는 느리나 가라앉고 있다. 서부 자카르타는 매해 15㎝, 동부 자카르타는 10㎝, 중앙 자카르타는 2㎝, 남부 자카르타는 1㎝씩 가라앉고 있다.

자카르타의 침수 예상 지도. 2017년 현재 북자카르타로부터 중부 자카르타까지 1m 내외로 침수된 상태다. 2050년이면 북자카르타 대부분 지역이 3m 이상 침수되고, 자카르타의 대부분 지역이 1m 이상 침수될 것으로 추산된다.

자카르타의 침수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다른 환경적 요인도 가세하기 때문이다. 거주민들이 식수 등을 지하에서 과도하게 추출함으로써 지반 침하가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강물을 정화해 공급하는 수돗물은 대부분 지역에 공급되지 않거나 식용수로 적합하지 않아서, 자카르타 시민 다수는 지하수 추출에 기댈 수밖에 없다. 수도 시스템을 통한 용수 공급은 자카르타 물 수요의 40%만 충족하고 있다.

규제 완화는 지하수 추출을 가속화한다.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 주변 주민들이 지하수 추출 권리를 개발업자에게 파는 식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자카르타만을 따라 인공섬과 32㎞ 길이의 바다 방벽을 만들어 침수를 막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섬과 방벽이 침하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덜란드의 수리공학연구소인 델타레스의 얀 야그 브린크만은 이런 대책은 자카르타의 침수를 단지 20~30년 늦추는 단기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아는 단 한가지 대책이 있다”며, 즉각 지하수 추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하수 추출을 금지하거나 규제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자카르타 시민들의 식용수로 사용될 강들이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이다. 자카르타 주변의 강이나 호수 물을 식용수로 사용할 정도로 정화하려면 약 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 해도 자카르타의 침수가 멈춰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지구온난화에 따른 침수 속도가 전 세계 평균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일 뿐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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