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려고 1년 일하는 나라..우리나라 아이폰 지수는?

고영태 입력 2018. 8. 14. 09:22 수정 2018. 8. 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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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통화가치와 물가를 알아보는 방법 가운데 빅맥 지수라는 것이 있다.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에서 팔리는 빅맥 햄버거의 가격을 달러로 환산해 물가 수준을 비교한다. 우리 나라의 올 해 초 빅맥지수는 4.1달러로 조사 대상 국가들 가운데 26위를 기록했다.


스타벅스가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어 내면서 스타벅스 지수도 등장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되는 카페라테 가격으로 구매력과 물가를 비교하는 방법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물가나 소득을 비교하는 방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필수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스마트폰이 압도적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잠자기 전까지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스마트 폰이다. 이런 세태를 반영한 것인지 모르지만 스위스의 투자은행인 UBS가 아이폰의 가격을 가지고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를 기준으로 임금(소득) 수준을 비교한 아이폰X(10) 지수를 개발해 발표하고 있다.

기준은 각 도시의 근로자들의 임금을 평균해 최신 아이폰10 한 대를 사려면 얼마나 오랫 동안 일해야 하는가이다. 즉 임금이 높을수록 짧은 시간을 일하고 임금이 낮으면 더 오랫 동안 일해야 아이폰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 70여개 도시를 비교한 결과 가장 오랫 동안 일해야 하는 곳은 이집트의 카이로로 나타났다.


이집트 카이로의 근로자들은 아이폰10을 사려면 1,066시간을 일해야 한다.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일당으로 환산하면 133일 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근로 소득의 1/2정도를 저축한다고 해도 휴일과 휴가를 감안하면 1년쯤 걸리는 셈이다.

2위는 인도의 뭄바이로 917시간을 일해야하고 5위를 차지한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는 651시간을 일해야 아이폰10 한 대를 살 수 있다.


반면 임금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대체적으로 50시간 안팎을 일하면 아이폰10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위스의 취리히가 38시간으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가 50시간 그리고 캐나다의 몬트리올이 63시간으로 9위를 차지했다.

아이폰 지수를 대륙별로 보면 각 국가들의 근로 소득 수준을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이 평균적으로 시간당 임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헝가리,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과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은 말레이시아나 이스라엘 등 아시아와 일부 중동 국가들보다 임금 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 대륙에서도 국가에 따라 임금 수준의 격차가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홍콩과 도쿄가 가장 임금 수준이 높았고 서울은 146 시간을 일해야 아이폰10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20여 개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아래 그래프에서는 일부 국가들을 제외시켰다.) 서울은 타이완의 타이페이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의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국가들 가운데는 예상대로 남미 국가들의 임금이 낮았고 북미와 오세아니아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우 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같은 국제 도시들도 동유럽 일부 도시보다 임금 수준이 낮았다. 브라질에서 소득 수준이 높은 도시도 300 시간 안팎을 일해야 아이폰10 한 대를 살 수 있다.


UBS는 아이폰10의 가격은 해당 도시의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했다고 밝혔다. 또 아이폰10의 구매에 필요한 노동 시간은 올 상반기(1월~4월까지)에 버스기사. 목수, 선생님, 의사 등 블루 컬러와 화이트 컬러 근로자들을 모두 포함해 15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다. 다만 아이폰 가격은 애플의 정책에 따라 국가별로 출시 가격을 달리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오차는 발생할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고영태기자 (kev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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