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없는 '하얀 황금'만 60억t..北 광물 매장량 얼마나 되나
"저희 쪽에서는 아연이나 철광 같은 광물 수입도 괜찮은데"
진한 경상도 사투리와 북한 사투리가 테이블 위에서 만났다. 내용을 들어보니 정치 얘기가 아니다. 사업 얘기다.
팽팽한 긴장 중에 남측은 지하자원 수입 카드를 꺼낸다. 술잔이 오갈수록 긴장이 더 높아지는 이 장면은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공작'에 등장했다. 국가정보원의 지령을 받고 해외사업가로 위장해 북한 고위층을 접촉한 '흑금성' 사건이 영화의 주 내용이다. 13일 기준으로 '공작'은 누적 관객 수 230만 명을 돌파했다.
북한의 경제 관련 이슈에서 광물자원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제12회 통일과학기술연구포럼에서도, 전문가들은 백두산 과학기지를 설립해, 한국의 기술과 북한의 풍부한 광물자원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자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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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가치 4170조원...어떤 자원이 얼마나 묻혀 있나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의 주요자원 매장량은 금 2000t, 은 5000t, 아연 2110만t, 마그네사이트 60억t 등이다. 반면 남한의 광물 매장량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 47t, 은 1568t, 아연 460t이 매장돼 있고, 마그네사이트는 보고된 바 없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 한반도광물자원개발(DMR) 융합연구단의 고상모 단장은 남한과 북한의 광물 매장량의 차이를 한반도 지질의 역사에서 찾았다. 고 단장은 “2억3000만년 이전에는 한반도의 북부와 남부가 떨어져 있었다”며 “북한 양강도의 해산이나 함경남도 단천시, 함경북도 김책시는 중국과 연결돼 산둥반도까지 이어지는 지질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질 벨트가 약 18억년 전인 고원생대에 만들어져 동ㆍ마그네사이트 등 자원이 풍부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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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산업ㆍ4차산업에 유용한 자원 많지만, 기술 부족한 북한
통일부가 2007년 7월 단천지역 지하자원 남북공동조사를 실시한 이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마그네사이트 매장량은 세계 3위 규모다. 마그네사이트가 보편적으로 내화제로 사용되는 만큼, 제철산업에 이용도가 높고, 광학장비ㆍ로켓 분사구ㆍ원자로 등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자원을 산업화할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통일과학기술연구포럼에서 "북한의 금 부존량은 2000t이나 되는 데 반해 연간 생산량은 2t 남짓"이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반면 한국은 자원을 탐사하고 평가ㆍ채광ㆍ제련하는 기술은 보유했지만 전체 광물 사용량의 88.4%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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