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공건설공사 원가 공개" 방침 세운 이재명, 건설업계는 반발

최모란 입력 2018.08.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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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SNS에 '다음달부터 건설공사 원가 공개' 밝혀
"도민 알 권리위해 2015년 이후 건설 공사 원가 공개"
건설업계는 "공사 단가는 영업기밀" 반발

경기도의 공공건설공사 원가 공개 방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도민의 알 권리와 공사비 부풀리기를 막을 수 있다'며 원가 공개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지만 건설사 등은 '영업비밀 노출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는 다음 달부터 경기도 홈페이지를 통해 2015년 1월 이후 계약한 10억원 이상 공공건설공사의 원가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 건설공사 원가 공개하겠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 이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에 따라 경기도와 소속 기관의 10억원 이상 건설공사의 설계내역서와 계약(변경)내역서, 하도급내역서, 원하도급대비표 등이 공개된다.

당초 경기도는 올해 9월 계약체결 건설현장의 원가부터 우선 공개한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하지만 건설비 투명성 강화를 위해 최근 4년간 계약체결을 완료한 사업까지 원가공개 대상을 확대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경기도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현재까지 체결된 10억원 이상 공공건설공사는 모두 133건으로 전체 사업비만 3253억원에 이른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건설공사 원가공개 대상을 2015년 1월 이후로 확대하겠다"며 "과거 4년간 건설공사의 설계내역서, 계약(변경)내역서, 하도급내역서, 원하도급대비표가 추가 공개되면 공공건설의 투명성을 높이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경기도시공사의 원가공개도 검토 중이다. 여기엔 아파트 건설원가도 당연히 포함된다"며 "27세에 취업한 청년이 수도권에서 내 집 하나 장만하는데 왜 15년에서 25년이나 걸리는지, 그 기간이 점점 늘어가는지 의문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청 홈페이지 [사진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산하 기관인 경기도시공사의 건설공사 원가공개까지 추진한다. 이 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공공건설 원가공개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민간 건설사 원가만 공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우려가 있어서 경기도시공사의 최근 3년 치를 포함한 원가공개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설계한 시공사와 상의해 건설공사 원가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공사 원가공개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추진했던 사업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2016년 4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전국 최초로 시 발주 공사의 세부내용과 공사 원가를 공개했다"며 "민간 공사와 비교해 (공공건설 공사에) 부풀리기 설계가 도입됐는지 알 수 있어 공사비 거품이 꺼졌고 이런 예산절감으로 가성비 좋은 복지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경기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공공공사와 경기도시공사의 원가공개에 그치지 않고 이를 토대로 경기도형 시장 단가를 만들어 중앙정부의 표준품셈과 표준시장 단가 부풀림을 시민들에게 알릴 것을 기대한다"며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장과 정부, 국회도 세금으로 진행되는 공사의 투명한 정보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찬성하고 나섰다.

현행 지방계약법 제43조와 시행령 제124조등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계약담당자는 발주계획, 입찰, 계약, 설계변경과 계약금액 조정, 대가 지급 현황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의무 사안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지역 건설업계는 영업비밀 노출 등을 이유로 불만을 표시했다.
지역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를 공개하게 되면 자재 구매비나 하도급 업체 관리 등 영업 노하우가 사실상 다 공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경기도의 공공건설공사 원가 공개 방침에 대한 대책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공개되는 건설 원가에 영업 기밀도 포함됐을 텐데 사기업의 건설 원가를 무작정 공개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장 경제의 원리에 따라 경쟁(입찰 등)을 통한 원가 절감이 이뤄져야지 원가 공개로 인한 비용 절감은 기술 개발 경쟁력 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청 전경 [사진 경기도]
2015년부터 공공건설공사 원가를 공개하는 것을 두고 남경필 전 지사를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관계자는 "공공건설공사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해 도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지 전임 지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