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이 어느덧 71살.."살아줘서 고맙다" 아버지의 사연

김혜영 기자 2018. 8. 1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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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닷새 뒤에 금강산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립니다. 이번에는 6·25 전쟁 속에 헤어졌던 딸을 68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당시 세 살이었던 딸은 이제 일흔 한 살이 됐습니다.

헤어진 가족과의 만남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이들의 사연을 김혜영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기자>

21살 청년이었던 아버지는 이제 아흔을 바라보는 할아버지가 됐습니다.

북한군에 끌려가지 않으려 혼자 떠난 길, 68년 생이별이 됐습니다.

89살 황우석 할아버지. 딸과 재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3살 아기가 이제 71살입니다.

[황우석/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 참 소설같은 얘기예요. 한국에서나 있을 일이지. (만나면) 지금까지 살아줘서, 살아서 만나게 돼서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홀로 서울에서 유학하다 북녘 가족들과 이별한 82살 박기동 할아버지.

[박기동/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 여기? 아마, 내 기억으론 북한에 있는 여동생이 아닌가….]

6살, 2살 어리기만 했던 두 동생을 이제 닷새 뒤 금강산에서 만납니다.

설레는 마음에 밤잠까지 설치며 이것저것 챙겼습니다.

[박기동/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 아, 선물 뭐 별로…. (이것은) 겨울 점퍼이고…. (겨울점퍼는 왜 준비하셨어요?) 거기 추운 데니까 입으라고….]

올해 77살의 이수남 씨는 68년 전 헤어진 열 살 터울 큰 형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형님의 까까머리 시절 사진도 꺼내 봅니다.

[이수남/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 (형님 사진이) 두 장 딱 있는데, 평생에 내가 이걸 가지고 있었어요. 이게 우리 형님이에요.]

홀로 떨어진 형을 늘 애달파했던 어머니, 형님의 초등학교 졸업증도 고이 보관해왔습니다.

아직도 꿈만 같은 상봉, 그저 닷새 뒤 만남이 마지막은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수남/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 왕래를 할 수 있으면 더 없이 좋겠죠. 우리 살아 생전에 이뤄질지 모르지만 바람이죠. 어느 이산가족이 다 마찬가지겠죠.]

(영상취재 : 공동취재단, 영상편집 : 김준희)     

김혜영 기자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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