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릴 열도서 숨진 강제징용자 1,200명 명부 확인

이승철 입력 2018. 8. 15. 22:00 수정 2018. 8. 16.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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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평양 전쟁 말기 다급해진 일본이 강제 징용자를 가장 많이 동원한 곳 중 하나로 쿠릴 열도를 꼽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곳은 구 소련이 점령하면서 징용자 동원규모 등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는데, KBS가 일본 군 기록에서 천2백명 가까운 사망자 명부를 확인했습니다.

이승철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일본 홋카이도 북부에서 캄차카 반도까지 뻗어 있는 쿠릴 열도.

태평양 전쟁말기 대규모로 강제징용자를 동원한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시라이토/강제징용 연구자 : "(쿠릴열도에서) 작업 대부분은 비행장 만들기였습니다. 북 쿠릴열도 부근에서 (일본군이) 작은 비행장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처음으로 공개되는 일본군이 작성한 쿠릴열도 징용자 사망 명붑니다.

'유인복'이라는 이름이 선명합니다.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출신으로, 1944년 7월 9일 숨졌습니다.

같은 날 숨진 사람만 모두 180여 명.

강원도와 황해도 일원에서 징용돼 배로 쿠릴열도로 가던 중 '어뢰' 공격을 받은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 뒤에도 9월에 579명, 10월에도 312명이 한꺼번에 숨졌습니다.

모두 징용선에 타고 있다 희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 여름이지만 잠깐만 발을 담가도 온몸이 떨려올 정도로 차가운 이 오호츠크 바다에서 수 많은 징용자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망 기록이 남아 있는 쿠릴 열도 징용자는 모두 1,189명입니다.

20만 명이 징용됐던 홋카이도에서 2,600명 정도가 숨졌던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이가 희생됐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쿠릴 열도는 가는 길부터 험난했던 징용자의 지옥이었습니다.

[다케우치/강제 징용 연구자 : "(홋카이도 탄광에서) 도망쳤다가 잡혀 맞아 죽은 사람이 있고, 죽지 않은 사람은 쿠릴 열도로 보냈다는 기록이..."]

사망 기록이 일부 공개됐지만 쿠릴 열도의 전체 징용 상황은 아직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홋카이도에서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이승철기자 (neo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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