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개방, 농민이 반대" 핑계대는 환경부..수질 악화 방치
[앵커]
낙동강 수질이 이렇게 나빠졌는데 환경부는 그동안 뭘하고 있었는지 답답합니다.
금강이나 영산강처럼 수중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면 수질이 좀 나아질 수 있을텐데 농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결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짙은 녹색 강물 뒤로 드넓은 경작지가 펼쳐집니다.
보를 열면, 농업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자주 언급되는 곳입니다.
이 지역 양수장 중 한 곳입니다.
녹조로 꽉찬 수면 아래로 취수관이 꽂혀 있습니다.
"낙동강 물을 끌어서 논농사를 짓는 곳입니다. 논 바닥에는 이렇게 녹색 녹조들이 가득 차있습니다"
마을 이장에게 올해 초, 한 달 동안 수문을 열었을 때 어땠는지 물었습니다.
의외의 답이 돌아옵니다.
[박영석/경북 고령군 예곡리 이장 : "우리 지역 같은 경우에는 물을 한 4m 빼도 그렇게 농사짓는 게 지장은 많이 없어요./ 심리적으로 그 용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농민들은..."]
이웃마을 얘기도 비슷합니다.
정부가 수문 개방의 대책이나 계획을 알려주지 않으니 두렵고, 그래서 일단 반대하고 본다는 겁니다.
[곽상수/경북 고령군 포2리 이장 : "농민들한테 물(강 수위)을 낮추면 양수하는 데 좀 제약이 있다...우리가 양수시설을 보완하겠다. 얘기를 하면 돼요.]
이 농민 말에 핵심이 들어 있습니다.
현재 강물 취수구 대부분은 최저수위에 맞춰야 하는 규정대로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물이 꽉 찬 관리수위에 맞춰져 있다보니, 수위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물을 퍼올릴 수 없게 됩니다.
감사원 감사에서 이런 문제가 드러난 취수장, 양수장은 모두 157곳, 이 중 73%가 낙동강에 몰려있습니다.
보강 공사를 하려면, 천 2백억 원이 필요합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환경부는 이제서야 예산 확보에 나섰습니다.
[임희자/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 "영남 주민의 식수원 안정성과 관련된 것입니다.이건 이것대로 진행하고, 농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빠르게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피해가 확인된 수막재배 농민들은 별도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가 농민 핑계만 대며 대책을 미루는 사이, 낙동강 수질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류란기자 (nan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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