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대작' 조영남, 항소심은 무죄
[앵커]
이른바 대작 그림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가수 조영남 씨가 항소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밑그림을 대신 그려준 사람들은 조 씨의 작품을 구현하기 위한 조수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정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투를 소재로 독특한 화풍을 구축해 온 조영남 씨.
다른 작가가 그린, 이른바 '대작그림'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실제론 조 씨가 돈을 주고 채용한 송 모 씨 등이 그렸는데도, 가벼운 덧칠만 한 뒤 그림 21점을 판매해 1억여 원을 챙긴 혐의였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조 씨의 아이디어가 작품의 핵심"이며, "송 씨 등은 보수를 받고 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조수일 뿐"이라고 봤습니다.
또 미술사적으로도 조수를 두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보조자를 사용한 제작방식이 미술계에 존재하는 이상 이를 범죄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구본진/변호사 : "이 사건 판결로 대한민국의 미술이 전세계적인 추세와 같이 가게 됐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조 씨가 직접 그린 그림인지 여부가 이 작품을 산 사람들의 구매 동기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작품에 조수가 참여한 사실을 구매자들에게 알려줄 의무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영남 : "제일 재미있어 하는 게 그림이니까(바빠서) 덤벙덤벙 그림 그리다가 이 사건 난 뒤부터는 진지하게 그릴 수 있어서..."]
조 씨는 이번 사건이 성찰의 계기가 됐다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정성호기자 (andrea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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