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검, '김경수 영장'' 완패..구속 요건 4가지 다 못갖췄다

나운채 입력 2018.08.18. 10:26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향한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의 50여일 수사가 끝내 법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김 지사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 기각을 결정하면서 특검팀의 주장을 배척했다.

지난 6일과 9일 김 지사를 두 차례 피의자 소환 조사한 특검팀은 그간 수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법원, 김경수 구속 영장 기각으로 결정
드루킹 공모와 증거 인멸 등 입증 실패
김경수 측 주장만 사실상 온전히 수용
【의왕=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경수 경남지사가 18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8.1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향한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의 50여일 수사가 끝내 법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김 지사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 기각을 결정하면서 특검팀의 주장을 배척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 김모(49)씨와 그가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댓글 조작 범행의 공범이라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 6일과 9일 김 지사를 두 차례 피의자 소환 조사한 특검팀은 그간 수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 2016년 11월9일 경공모 사무실로 사용된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킹크랩에 대한 설명을 듣는 등 인지했다고 봤다. 김 지사가 킹크랩을 확인한 뒤 드루킹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등 방법으로 댓글 조작 범행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 등의 공범이라는 근거로 드루킹 외 '둘리' 우모(32)씨 등 경공모 회원들의 진술, 경공모 측 작성 문건, 인터넷 ID 접속 기록 등을 증거로 들었다. 드루킹 측이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 범행을 설명하고, 이를 김 지사가 승인했다는 다수의 정황을 든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특검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공모' 관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김 지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박 부장판사는 "공모 관계의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드루킹과 김 지사 사이 공모 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김 지사가 당시 경공모 사무실에서 찾아가 킹크랩 시연을 본 뒤 이를 승인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의왕=뉴시스】배훈식 기자 =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18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18.08.18. dahora83@newsis.com

김 지사 측은 구속 심사에서 드루킹과 어떤 식으로 공모를 했는지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없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의 진술 외에는 김 지사의 범행 연루를 확인할 근거가 없다는 것으로, 정황만 있을 뿐 입증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드루킹이 김 지사와의 대질 신문에서 킹크랩 관련 진술을 일부 번복한 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은 경공모 회원들과 함께 킹크랩을 시연했다는 진술을 '(김 지사와) 독대했다'고 하는 등 진술을 일부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혐의를 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드루킹의 진술 신빙성이 흔들린 셈이다.

박 부장판사는 또 "증거 인멸의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가 선출직 공무원인 현직 도지사 신분인 데다가 그간 특검 소환을 거부하지 않고 모두 응하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자진 제출한 점 등에 비춰봤을 때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박 부장판사는 이 같은 사유를 종합했을 때 김 지사를 구속해야 할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범행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구속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김 지사 측 주장이 사실상 온전히 받아들여진 것이다.

특검팀으로선 뼈아픈 결과일 수밖에 없다. 그간 김 지사를 의혹의 핵심으로 보고 1차 수사 기간 60일 중 53일간 수사를 진행한 특검팀은 김 지사를 불구속기소 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a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