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추문 고은 소송 돕는 인권변호사들?
金 "미투 폭로와 다른 증언 나와"
문학계 미투(MeToo) 운동을 촉발시킨 고은(87) 시인의 법률 대리인이 노동·인권 관련 사건을 다수 맡아온 김형태(62·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여성 사이에서 “인권 변호사가 어떻게 반(反) 미투 소송을 맡을 수 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최영미 시인이 시 ‘괴물’에서 그를 암시하는 원로 문인의 과거 성추행 행적을 고발한 사실이 지난 2월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최 시인과 박진성 시인 등은 한 일간지를 통해 “1990년대 초반 한 술집에서 고은의 성희롱성 행위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고은 시인은 지난달 최 시인과 박 시인, 이들의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 등을 상대로 10억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오는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변론이 진행된다.
고은 시인 측은 이 소송을 법무법인 덕수에 의뢰했다. 김 변호사를 포함해 진보성향 변호사 4명이 변호인단으로 구성됐다. 김 변호사는 진보 성향의 변호사 단체인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회의 감사 등을 역임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당시 술집 주인이 최 시인의 폭로가 소설이라고 반박하는 등 반대 증언이 나오고 있다”며 “변호사로서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사법 시스템의 판단을 받게 도와줄 책무도 있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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