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래 자동차 글로벌 투자 가속.. M&A도 저울질

이동현 2018. 8. 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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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미래 자동차 분야의 글로벌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양대 수출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고전하는 현대차그룹으로선 미래 기술 분야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는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이 20일 인도 2위 차량공유업체인 레브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구영기(왼쪽) 현대차 인도법인장이 이날 현대차 인도 글로벌 품질센터에서 아누팜 아가왈(가운데), 카란 제인 레브 공동창업자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는 20일 인도 2위 차량공유 업체인 ‘레브(Revv)’에 전략적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레브는 2015년 설립돼 인도 모빌리티(이동성) 시장 2위로 뛰어오른 공유경제 강자다. 인도 11개 대도시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렌터카와 차량공유를 결합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선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의 소유 개념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레브의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월정액 요금을 내면 차종을 마음대로 바꿔 탈 수 있고 이용 기간도 정할 수 있다.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은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인도 시장에서 모빌리티 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들어 자율주행·모빌리티·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분야의 글로벌 협력 및 투자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동남아 최대 차량 호출업체인 ‘그랩(Grab)에 투자했고, 미국 자율주행업체 ‘오로라(Aurora)’와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스마트 시티 사업에서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올해 5월에는 자율주행 센서인 레이더 개발 스타트업인 미국 ‘메타웨이브(Metawave)’에, 7월에는 호주 차량 공유업체인 ‘카 넥스트 도어(Car Next Door)’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차량용 통신 반도체 업체인 ‘오토톡스(Autotalks)’에 대한 투자계획도 나왔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점친다. 최근 행보로 보면 미래 자동차 분야의 경쟁력 있는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정의선 부회장도 지난 5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전장업체 4~5곳에 대한 M&A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진영을 꾸려 미래차 기술 협력에 나선 데 반해 독자 행보를 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폴크스바겐그룹·메르세데스-벤츠·토요타 등은 엔비디아 진영에, BMW·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은 인텔 진영에 속해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영상처리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이들 두 업체와 손잡고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두 업체와 모두 협력하고 있지만 특정 진영에 가담하진 않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공격적인 투자와 M&A 검토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이미 3~4년 전부터 대규모 투자를 해온 글로벌 경쟁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하면 현대차그룹의 속도가 빠르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래차 분야에 대한 글로벌 투자 확대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을 조기에 마무리해 그룹 의사결정구조를 단순하고 신속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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