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철이 맞니" 한눈에 알아본 아들..눈물의 모자 상봉
<앵커>
가족들은 지금 호텔에 모여서 68년 만에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가슴 아픈 사연 없는 분들이 있겠습니까마는 그 가운데 전쟁 통에 헤어졌던 4살 아들을 다시 만나게 된 어머니 사연을 이세영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백발의 어머니는 아들을 보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이금섬(92세) : 상철이 맞아? 상철이 맞니?]
피난길에 헤어졌던 네 살배기 아들, 갓난 딸만 업은 채 아들과 생이별했던 이금섬 할머니는 아흔 둘이 된 지금까지 아들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이금섬(92세) : 아이고 어떻게 살았어….]
앳된 얼굴로 기억에 남아 있던 아들은 이제 71살 노인이 됐습니다.
엄마 노릇 못 해준 죄책감에 이금섬 할머니는 아들 손을 놓지를 못했습니다.
연보랏빛 한복을 맞춰 입은 두 딸이 백발이 된 어머니 품에 고개를 파묻었습니다.
99살 어머니 한신자 할머니도 아무 말 못 하고 눈물만 흘립니다.
[한신자(99세) : 이름을 김경자라고 지어줬는데 이름 고쳤나?]
두세 달이면 될 줄 알았던 피난길. 두 딸을 친척 집에 잠시 맡겨둔 게 이토록 긴 이별이 될 줄 몰랐습니다.
네댓 살이었던 두 딸은 70대의 노인이 됐고 그동안 엄마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머니는 차마 물을 엄두가 안 납니다.
[한신자(99세) : 눈물도 안 나온다. 눈물도 안 나와. 내가 피난 올 때….]
이산가족 고령화로 부모 자식 간 상봉이 줄어들면서 오늘(20일) 상봉한 여든아홉 이산가족 가운데 북에 있는 자녀를 만난 경우는 일곱 가족뿐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공동취재단, 영상편집 : 이재성)
이세영 기자230@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北 통신, 이산가족 상봉일에 "판문점선언 이행 의지 시종일관"
- [영상] '기다림의 68년' 남북 이산가족 드디어 만났다..'눈물바다' 된 상봉장
- 中, 남북 이산가족 재회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환영
- 남북 이산가족 첫 상봉 2시간 만에 종료..공동만찬 예정
- '여친' 화 풀려고 300개 교통 표지판에 "미안해" 현수막 부착
- "누나,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무릎 꿇고 운 칠순 남동생
- 한반도 다가오는 태풍 '솔릭' 위력..또렷한 '태풍의 눈' 포착
- 푸들 한 마리 구조하려고 굴착기 동원한 마을 주민들
- 메달 걸고 '활짝' 웃다가..암투병 엄마 얘기에 금세 '왈칵'
- 터무니없이 적었던 배달 음식..CCTV에 담긴 황당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