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새 동맹 찾겠다" 유럽과 밀착..미국, 갈등 완화 나설까

박효재 기자 2018. 8. 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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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독일·프랑스와 경제협력 논의
ㆍ미국에 터키 군사적 가치 여전

공격받은 미국 대사관 터키 앙카라 주재 미국 대사관의 유리창이 20일 오전(현지시간) 대사관 앞을 지나던 차량의 총격으로 금이 갔다. 앙카라 | AP연합뉴스

미국과 동맹국 터키의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터키가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구금하며 촉발된 양국 간 갈등은 상대국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경제전쟁으로까지 번졌다. 20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는 미국 대사관이 총격당했다. 이날 오전 대사관 앞을 지나던 차량이 수발의 총격을 가한 뒤 달아났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 대신 새로운 동맹을 찾겠다”는 말대로 그동안 껄끄러운 관계였던 유럽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러시아와는 더욱 밀착하고 있다. 터키와 미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터키는 유럽연합(EU) 가입 문제로 EU 회원국들과 오랫동안 다퉈왔다. 독일·프랑스 등은 터키의 민주주의와 법치가 수준 미달이라며 EU 가입을 막았다. 한편 터키는 2016년 군부 쿠데타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독일인 6명을 구금하고 있다. 그럼에도 양측이 밀착하는 이유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발 무차별 보복관세에 맞서 공동 전선을 구축하자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경제전쟁으로 코너에 몰린 터키 입장에서는 EU의 도움이 절실하다. EU는 터키의 최대 교역 상대이며 시리아 난민을 수용한다는 이유로 터키에 매년 수십억유로를 지원한다.

터키는 러시아와도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터키는 미국의 보복관세로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자 러시아와 교역 시 달러 대신 상대국 통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시리아 내전 중재를 계기로 형성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관계는 이미 미국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할 정도까지 나갔다. 터키는 지난 6월 러시아제 지대공미사일 격추 시스템인 S-400을 사들였다.

하지만 터키가 갖는 지정학적인 중요성 때문에 미국이 터키와의 관계를 계속 나빠지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터키 인시를릭 공군기지는 이슬람국가(IS)의 주 활동무대인 이라크 북부 및 시리아 동부 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대테러 전쟁의 거점으로 군사적 활용도가 높았다.

최근 대테러전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당장 인시를릭 활용 빈도는 떨어졌다. 그래도 러시아 견제라는 측면에서 터키의 군사적 가치는 여전히 높다. 터키는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다. 유럽과 중동을 연결하는 교두보 국가로서 러시아의 이 지역 영향력 확대를 견제해줄 수 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공화당 주류는 러시아를 중국만큼이나 위협적인 존재로 여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할 수 있었던 이유로 흑해함대를 꼽으면서 “이들이 지중해나 대서양으로 기동하려면 터키를 지나갈 수밖에 없다. 미국의 패권전략에 터키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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