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 일단 끌어오고 보자? '쪽지 예산' 무리수 짚어보니
[앵커]
지금부터는 일단 따내고 보자는 지역구 예산 챙기기의 문제점을 짚어 보겠습니다.
[기자]
네, 2016년 말에 확정된 2017년 예산 중에서요, 국회가 신규 편성하거나 증액한 특정 지역의 도로와 철도 사업을 뽑아보니 모두 114건이었습니다.
이 중 2016년 이월액과 2017년 예산을 더한 돈 중에 지난해 실제 공사에 쓴 돈의 비율, 즉 실 집행률을 따져봤더니 114건 중 실 집행률이 50%도 안 되는 사업이 47건, 약 41% 정도입니다.
단 1원도 쓰지 않은 사업도 19건이나 됐습니다.
[앵커]
0원 집행이 19건이나 된다는 것은 굉장히 숫자가 많은 편 아닌가요? 돈으로 따지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이월되거나 다른 사업비로 뒤늦게 전용한 돈이 2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액할 필요가 없었거나 과도하게 증액한 것이 많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앵커]
국회가 증액한 것만 그러느냐, 아니면 원래 도로와 철도 사업의 실 집행률이 떨어지는 것이냐, 원래 그런데 쪽지예산이라고 해서 특별히 집행률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반론도 나올 수 있는데, 그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기자]
지난해 예산이 투입된 도로와 철도 사업은 모두 364건 중 실 집행률이 50%가 안 되는 것은 109건, 약 29%가량입니다.
국회가 신규 편성하거나 증액한 경우에 41%였으니 예산 비효율을 잡아야 할 국회가 오히려 이를 더 악화시킨 셈입니다.
[앵커]
우려했던 대로군요. 국회가 예산을 늘린 사업의 실 집행률이 더 떨어지는 것은 왜 그런 것인가요?
[기자]
급하게 지역구 챙기기식으로 예산을 밀어넣었다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도로와 철도 사업의 결산 심사를 해 온 현직 국토위원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강훈식/의원 (국회 국토위) : 지역구 챙기기로 밀어 넣었던 사업은 사실상 집행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타당성이라든지 사전에 조사해야 할 것들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고 예산만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다 쓰지도 못할 돈을 지역구를 챙긴다며 밀어 넣는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예, 결론은 명확하죠. 이렇게 쓰지도 않을 예산을 묶어 두느니 그것을 더 효율적인 곳에 쓸 수도 있었는데, 쪽지예산 때문에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는 얘기잖아요. 더 쓸 수 있는 곳에 못 썼다는 얘기니까요.
◆ 관련 리포트
"지역구 위해 예산 따냈다" 거창한 홍보 뒤…집행 '0원' 수두룩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545/NB116835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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