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총풍에 1억弗 '공작' 개연성있어..지금도 세력있다"

최종무 기자,박기호 기자 2018. 8.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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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대선 때 북풍대응 TF 참여.."북풍, 국가반역죄"
"92년 훈령조작 사건 영화 '공작' 2탄 될 것"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8.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박기호 기자 = "겉으로는 국민들에게 적개심과 대결주의를 고취하면서 속으로는 적과 거래하고 선거에 이용해먹고 그것은 엄청난 국가반역죄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20일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사건을 다룬 영화 '공작'을 관람하고 난 이후의 느낌에 대해 한 말이다.

◇"공작, 냉전시대 어두운 터널 빠져나와 환한 바깥 세상 보는 듯"

정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공작'과 관련 "남과 북의 적대적 공존, 적대적 공생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제 냉전과 반공시대의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와 환한 바깥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북한과 적대하면서도 (북한을) 선거에 이용했던 낡은 수법을 알게 되고, 음습한 공작들이 있었다는 것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더 이상은 분단을 국내 정치에 악용하는 역사를 끝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공작'의 실제 주인공인 흑금성 박채서씨와의 만남과 관련 "MBC 선배가 고등학교 후배고 괜찮은 사람이니 만나보라고 해서 만나게 됐다"며 "당시 본인이 자신의 신분을 털어놓으면서 자기는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기 때문에 김 후보 낙선을 위한 북풍 공작 제보를 자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기관의 정보원을 접촉한다는 것이 역공작에 말릴 수도 있고 해서 만나지 않으려고 했고, 당에 보고를 해 당시 김 후보 측근에게 이 일을 맡기려고 했지만 내가 아니면 얘기를 안하겠다고 고집했고,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흑금성의 북풍 공작 제보와 관련 "공작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귀띔을 했다. 반신반의하면서 계속 만났다"며 "다 믿을 수는 없었지만 그가 우리 캠프에 주는 (정보로 인해) 저쪽이 움직이고 있어 극도의 긴장상태 속에서 방어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지도위원회 의장인 오익제가 1997년 8월 15일 평양에서 김일성 주석 동상에 참배한 사실이 알려지자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 칼날 위를 걷는 느낌이었다"며 "북풍공작저지 TF를 만들어 흑금성뿐만 아니라 광범위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북한이나 정보기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렇게 대비하지 않았으면 (대선 승리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실제 오익제 입북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변인이었던 정 대표는 다음날인 8월 16일 브리핑에서 '기획입북' 의혹을 제기했으며, 북풍 TF를 만들어 초대형 악재를 방어하는테 온 힘을 쏟아부었다.

정 대표는 또 박채서씨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풍 사건과 관련 당시 남쪽에서 전 휴전선에 걸쳐 전시에 준하는 상황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면서 제시한 액수가 영화에서는 400만 달러로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1억 달러라고 말한 것과 관련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며 "진상규명 차원에서 이것도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정보기관이 1년에 10억 달러를 썼을 것"이라며 "그중에 공작비가 상당히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8.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92년 훈령조작 사건 '공작' 2탄될 것…남북 대결분위기 조성해 北, 核개발"

정 대표는 1992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남북고위급회담 '훈령조작 사건'이 영화 '공작'의 2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남북은 7·8차 고위급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뜻을 모으고도 남쪽 회담대표인 이동복 대변인의 '훈령 조작 사건' 탓에 최종 합의가 결렬된 바 있다.

그는 "8차 남북고위급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는데 회담 중 대통령 훈령이 암호전문으로 도착하는데 그 내용이 빨리 회담을 깨고 내려오라였다"며 "이미 남북회담이 잘돼 사인만 하면되는데 깨려면 새로운 의제를 들고 나왔고, 그것이 동진호 납북 어부를 송환하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회담이 깨졌는데 대통령 훈령이 가짜였다. 전 세계 외교사에서 국가원수의 훈령을 조작된 것으로 보낸 전무후무한 사건이었다"며 "당시 노태우 대통령 임기 말이었는데 정보기관의 일부 공안세력이 가짜로 조작하고 남북회담을 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어 한미 국방당국이 그해 10월 초 중단됐던 팀스피리트(Team Spirit) 군사훈련을 재개 발표를 한다"며 "말하자면 92년 대선을 남북 대결 분위기로 조성한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선택한 것이 핵이다. 그리고 북한은 19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게 된다. 북핵 위기의 폭발음이 들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하기로 하는데 1993년 이후 25년은 남북대결, 분단을 끊임없이 선거에 악용해 온 역사의 후퇴"라며 "영화 공작은 97년 대선을 다뤘는데 92년 대선에서 이보다 더 큰 반역이 일어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북 분단의 상처를 깊게 한 그 죄악의 일단이 '공작'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드러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한반도 평화의 대전환이고, 25년 전에 이뤄졌어야 할 흐름이다. 적어도 10년 전에도 이뤄졌어야 했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평화를 파괴한 10년이다. 지금이라도 그 10년의 시간을 벌충하기 위해서라도 흔들림없이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마음을 놓지 못한다. 남과 북에 적대적으로 공생하는 세력들의 실체가 있다"며 "과거에 대한 향수, 남과 북이 증오하고 총을 쏘고 대립하던 시기가 좋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수구세력, 분단 기생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ykjmf@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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