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1호 블록체인 투자사 '코스미'를 만나다

원재연 기자 입력 2018. 8. 23. 16:47 수정 2018. 8. 2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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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 20일 이더리움 디앱 '코스미' 공개
국내 첫 스마트폰 앱 처럼 쓰는 블록체인 디앱
이용자에 암호화폐 '코즘' 보상하는 뷰티 콘텐츠 서비스 '뷰티판 스티밋'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해시드, 네오플라이, GBIC 등 투자 ..'카카오 뷰티' 되나 촉각
[서울경제 디센터] 지난 10일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출범 이후 첫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 소식을 전했다. 투자의 주인공은 코스모체인. 당시 이더리움 기반으로 코스메틱·뷰티 콘텐츠 플랫폼을 준비하는 기업 정도로 알려졌던 코스모체인은 투자 유치 사실이 발표된 후 열흘만인 지난 20일 파일럿 서비스 ‘코스미(Cosmee)’를 공개하며 서비스의 실체를 드러냈다. 코스미는 출시 3일 째인 23일 현재 구글플레이에서 신규 뷰티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과연 코스모체인의 어떤 전략과 비전으로 카카오인베스트먼트 같은 기관 투자자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을까. 디센터는 코스미 서비스가 출시된 다음날인 지난 21일 서울 학동역에 위치한 트릴리어네어 사무실에서 송호원(33·사진) 코스미 대표를 만났다.

“기존 SNS의 정보 콘텐츠들은 60~70%가 인플루언서들과 스폰서들이 만들어내는 가짜 콘텐츠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의 뷰티관련 콘텐츠들은 정확한 정보들이 공유되기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인플루언서와 스폰서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코스미에서는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 의견표시를 하는 큐레이션을 통해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가 걸러지게 됩니다.”

송 대표는 기존 뷰티 콘텐츠 플랫폼에 평가·보상 시스템을 적용한 코스미의 장점을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스폰서 콘텐츠라 하더라도 수 만명이 평가하게 되면 자정작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미(Cosmee)는 화장품과 뷰티 등의 콘텐츠를 올리고 즐기는 SNS형 뷰티플랫폼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나 이를 즐기는 일반 이용자 모두 이더리움 기반의 암호화폐 ‘코즘(COSM)’으로 보상을 받는 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기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스티밋의 모바일 ·뷰티 버전이다.

코스미는 ‘인플루언서’가 아닌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나가는 생태계를 지향한다. 기존 SNS의 인플루언서들이 만들어내는 정보의 대부분은 뷰티 업계의 스폰서십에 의해 만들어져 제대로된 정보들이 공유되기 어렵다는 것이 코스미의 판단이다. 또 이를 통해 특정 인플루언서들에게 집중되어 있던 보상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코스미는 이에 기존 뷰티 애플리케이션들과 달리 콘텐츠 제작자와 소비자 모두 활동 보상으로 ‘코즘’(Cosm)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콘텐츠 제작자와 이용자에게 모두 동기부여가 돼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보상은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이에 대한 좋아요/싫어요 등의 의견 표현, 댓글 등의활동을 통해 지급 받을 수 있다. 송 대표는 “서비스가 공개되면서 지난 20일 이용자 보상도 처음으로 지급됐다”며 “이용자가 이날 확보한 최고 보상금은 2,000COSM(22일 기준 한화 약 7만 6,400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왜 하필 뷰티 시장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려 했을까. 송 대표는 “한국의 경우 뷰티산업이 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마케팅, 유통력 등 전 영역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칠·팔천개의 거미 사슬에서 나오는 혁신과 개발은 따라잡을 수 없다. 뷰티는 한국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 뷰티 시장의 리테일 밸류는 13조 원, 글로벌 시장은 약 500조 원에 달한다. 전체 크립토마켓의 200조 원에 달하는 것에 비견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코스미는 한국 뷰티 시장을 시작으로 중국, 태국 등 글로벌 서비스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코스모 체인이 이같이 탄탄한 기반을 갖춘 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전략이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데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스모체인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뿐 아니라 해시드, 네오플라이, GBIC 등도 기관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중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 내용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최소 수 십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두고 카카오와의 협업을 통해 코스미가 ‘카카오뷰티’라는 서비스로 등장할 수 도 있다는 예측을 내놓는다.

코스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모바일 디앱 (DApp·Decentralized Application)이기도 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아쓸 수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블록체인 디앱이라는 의미다. 현재 블록체인 디앱을 이용하려면 대부분 모바일 앱이 아닌 웹브라우저를 통해야 한다. 구글플레이 앱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모바일 유통 채널이 별도로 없다는 점은 그동안 블록체인 디앱이 일반 이용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따르는 한계로 지적받았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 연내 블록체인 디앱을 내놓을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카카오 또한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인 그라운드x 통해 자사 플랫폼 내에서 구동할 디앱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미는 이같은 디앱 사용환경에서 디앱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함으로써 이용자의 접근 장벽을 낮췄다.

송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코스미의 사용자와 뷰티 산업을 접목해 마켓 플레이스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뷰티 시장은 더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있고 그 규모는 수 억원대에 이른다”며 “이들을 상대로 나이, 성별, 피부타입등에 대한 데이터를 판매하는 시장 또한 구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모체인의 또 다른 목표는 ‘넥스트 유튜브’다. 송 대표는 “유튜브가 급격히 성장한 원인 중 하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보상을 준 것”이라며 “콘텐츠에 대한 보상을 통해 코스미가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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