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갑자기 휴교하면 어떡하냐" 학교에 항의전화하는 학부모들

정은혜 2018. 8. 24.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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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호 태풍 '솔릭'이 제주를 강타한 23일 제주시 노형동 한 거리에서 비옷을 입은 시민들이 강한 비바람을 맞으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전남 목포에 상륙해 24일 하루 한반도 내륙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전국 교육기관이 7800여개가 휴업·휴교를 한다.

학생과 교직원 모두가 쉬는 휴교와 달리 휴업을 하는 경우 학생은 등교하지 않고 교직원은 출근한다. 세종·강원·전북은 모든 학교가 휴업하고 충북은 전 학교가 휴교한다. 서울과 인천, 경남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전면 휴업하고 고등학교는 휴업이 권고돼 학교장이 결정한다. 대전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전면 휴업,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휴업권고다.

수도권의 한 중학교 교사(32)는 중앙일보에 "교사도 태풍이 무섭지만 우리는 출근을 한다"며 "교장이 교사들 점심 먹는 데서 '태풍 뚫고 출근하다 사망하면 순직 처리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더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제 19호 태풍 '솔릭'이 북상중인 23일 오전 전남 목포시 상동 신흥초등학교에 태풍으로 인한 휴업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23일부터 휴업한 학교는 전국 1965곳에 이른다. 학교 휴업으로 출근한 교직원들은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도 심심치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최대 현직 교사 커뮤니티에는 23일 "야근 중 조금 전 학부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현직 교사의 글이 게재됐다. 이 교사에 따르면 한 학부모는 다짜고짜 학교에 전화해 "갑자기 휴교하면 애들은 누가 보냐"며 "교장, 교감 바꾸라"고 항의를 했다. 또다른 교직원은 "휴교 아니고 휴업이라 교직원들은 출근을 했는데 '너희들 쉬려고 휴교했냐'고 전화해서 열내다 '애보기 힘들다'며 신세한탄까지 하는 엄마들 많다"고 답답해했다.

정부는 풍속 30km에 이르는 태풍 상륙을 앞두고 중앙재난대책본부를 설치, 전국 교육기관에 휴업 및 휴교 등 기상상황에 따른 조치를 당부한 상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일부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이 휴교, 휴원 등을 결정함에 따라 해당 자녀를 둔 정부부처·지자체 공직자·공공기관 종사자는 내일 하루 반가, 연가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토록 조치하라"고 긴급 지시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 직원들이 22일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종합상황실에 마련된 제19호 태풍 솔릭 대비 비상대책본부에서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2018.8.22/뉴스1

한 현직 교사는 중앙일보에 "같은 지역에서도 어느 학교는 휴교를 하고 어느 학교는 휴업을 해, 출근하는 교사도 있고 출근하지 않는 교사도 있다"며 "차 뒤집어진다, 나무 쓰러진다는 보도를 보면 아이가 없는 교육 공무원들도 출근이 두렵긴 마찬가지인데 학부모에게 '쉬려고 휴교했냐'는 항의전화까지 받으면 정말 힘들다"고 털어놨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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