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릭 위력 과장?..철저한 대비가 피해 줄였다

이재상 기자 2018. 8. 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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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1명 등 인명피해 3명으로 피해 최소화
행안부 "2차 피해 막고 빠른 복구에 집중할 것"
태풍 솔릭이 제주를 통과한 23일 제주시 삼양소규모노인종합센터 옥상에 있던 태양광판이 강풍에 휩쓸려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봇대가 부러지고 인근 주택을 덮쳤다.2018.8.23/뉴스1 © News1 고동명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일부에선 한반도를 관통한 제19호 태풍 '솔릭'의 위력을 두고 과장됐다고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철저한 준비와 예방대책 덕분에 태풍의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었다.

지난 16일 발생한 솔릭은 초속 40m 이상의 강풍을 동반한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한반도 접근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특히 이번 태풍은 2012년 산바 이후 6년 만에 한반도를 지나가는 것이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솔릭의 동선이 2010년 큰 피해(사망 및 실종자 18명, 이재민 1300여명, 재산피해 1670억원)를 낳았던 태풍 곤파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 선제적 대응→인명 피해 최소화

정부는 이번 태풍 솔릭의 북상을 앞두고 비교적 발 빠르게 대처했다. 태풍 접근 전인 20일 행정안전부 류희인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지자체 등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주의단계인 '행정안전부 비상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하루만인 21일, 범정부적 대응체제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를 가동하고 농식품부·산업·환경·국토·해수부, 경찰·소방·산림·기상·해경청 등 17개 시·도 관계기관과 긴급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태풍위기경보 수준도 '경계'로 격상했다.

중대본은 내륙으로 향하는 솔릭의 동선을 꼼꼼하게 살폈다.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지자체 등이 태풍 예방을 위해 팔을 걷었다. 정부는 강풍을 동반한 솔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창틀에 테이프를 붙이고,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국민행동요령을 반복해서 홍보했다.

초반 솔릭의 위력은 상당했다. 제주 일부지역은 10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고 가로수가 뽑히는 피해를 겪었다. 제주 중문지역의 야자수가 부러지고, 일부 건물의 지붕이 날아갈 정도로 상당한 위력을 보였다.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중인 23일 제주시 종합경기장 인근 하천에 있는 나무가 강풍에 부러져 있다.2018.8.23/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침수발생 등으로 1만 가구 이상이 정전됐고, 한 여성관광객이 제주도 소정방폭포에서 사진을 찍다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22일 제주 항공편이 모두 끊겨 일부 관광객들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중대본은 태풍의 내륙상륙을 앞둔 23일 낮 12시부로 중대본 비상 '1단계'를 '비상 2단계'로 격상했다. 지자체에서도 7만명 이상의 공무원들이 투입돼 인명피해 우려지역 2만 개소 이상을 예찰하고, 7만 8000여척의 선박과 옥외광고판 10만 2000여건을 안전조치 했다.

소방청도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운영해 인명구조와 배수지원에 나섰고, 과기부도 통신 3사 철탑 안전점검 및 긴급복구 물자를 배치했다. 환경부는 도시 침수대응사업을 체크했고, 해수부도 어항·양식장 등 현장점검을 통해 피해 상황을 지속 파악했다.

솔릭은 제주와 호남지역에 많은 피해를 안겼지만, 다행히 내륙으로 들어서면서 세기가 약해졌다. 기상청은 "동해를 향해 북동진 하던 태풍이 육지와 마찰을 겪으면서 점차 약화됐고, 덕분에 수도권도 위험반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 지자체별 맞춤형 대책 수립, 큰 효과

이번 태풍으로 1명의 실종자와 2명의 부상자가 나오고 46명의 이재민이 발생(24일 오전 11시 기준)했지만 과거의 태풍 피해보다 확실히 줄어든 수치다.

이는 행안부를 중심으로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했고, 지역별로 예전 태풍 피해 사례를 살피며 철저히 학습했기 때문이다.

조덕진 행안부 부대변인은 "지자체별로 예전에 태풍이 왔을 때 피해를 겪었던 것을 꼼꼼히 살폈다. 예를 들어 하천침수 방지, 가두리양식장 피해 최소화 등 지자체별로 맞춤형 대책을 세웠던 것이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아울러 온·오프라인을 통해 꾸준히 영상물을 방영하는 등 태풍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국민 홍보에 집중했던 것도 인명 최소화를 낳을 수 있었다.

중대본은 태풍이 완전히 빠져나가는 24일 밤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구상이다. 이날 오후 5시 김부겸 장관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진행한다.

피해가 컸던 일부지역에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혹시 모를 2차피해 예방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22~23일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제주 곳곳에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공무원과 자생단체, 시민 등이 24일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제주시 제공)2018.8.24/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조덕진 부대변인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태풍으로 인해 지반이 약한 곳의 경우 붕괴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꾸준히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대본 가동과 별개로 재난관리본부 등에서 계속 상황관리를 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른 복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난은 잠시라도 방심하는 순간 크게 발생한다. 예상보다 피해가 적었던 것은 태풍의 진로가 바뀌고 세기가 약해진 것도 있었지만 다소 과할 정도로 대책을 세우고, 준비했기 때문이었다.

김부겸 장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금만 더 조심하고 미리 대비해 주십시오. 그러면 잠깐 수고한 것 이상으로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재난입니다"라고 했다. 김 장관의 말처럼 실제로 모두가 힘을 합쳐 태풍을 준비한 덕분에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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