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저도 술 못 해요"..2차 이산상봉 만찬 웃음꽃

공동취재단,김다혜 기자 2018. 8. 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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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2차 상봉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들은 24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수십년 묵은 회포를 풀었다.

이날 남측 상봉단장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만찬 축사에서 "지난 70여 년간 헤어졌던 가족이 오늘에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만나 얼싸안고 두 손을 마주 잡았다"며 "뜨겁게 간직했던 가족에 대한 사랑을 실컷 만끽하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남북은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되는 환영만찬을 끝으로 2차 이산가족 상봉 1일 차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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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차려진 南음식 상차림에 北보장성원도 '관심'
南 "인도주의 공동체" 北 "우린 하나의 민족"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우리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북측 량차옥(82) 할머니와 남측 언니 양순옥(86), 동생 양계옥(79), 양경옥(74), 양성옥(71), 양영옥(77) 할머니가 건배를 하고 있다. 2018.08.24/뉴스1 © News1 뉴스통신취재단

(금강산·서울=뉴스1) 공동취재단,김다혜 기자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2차 상봉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들은 24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수십년 묵은 회포를 풀었다.

남북 이산가족은 이날 오후 7시14분쯤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환영 만찬을 시작했다. 이번 2차 상봉 만찬은 1차 때와 달리 남측이 주최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전복과 매생이죽, 해파리냉채, 삼색전, 궁중쇠고기잡채, 한방쇠갈비찜, 메로구이, 영양찰밥, 자연송이와 쇠고기무국, 보쌈김치, 더덕생채, 모둠떡, 계절과일, 수정과 등 남측이 준비한 메뉴가 상에 올랐다.

음료로는 좋은데이와 카스, 국순당 막걸리, 대박막걸리 등 주류와 콜라, 사이다, 삼다수가 준비됐다.

북측 보장성원은 휴대전화로 음식 사진을 찍는 등 잘 차려진 만찬상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메뉴의 이름을 묻거나 해파리냉채를 가리키며 "해파리를 이렇게 (요리)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한 여성 보장성원은 '어떤 음식에 가장 관심이 가느냐'는 질문에 "보고 있다"며 "나중에 한번 먹어보려고 합네다"라고 답했다.

가족들은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며 정을 나눴다. 피순애씨(86)는 "언니도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느냐"는 남측 동생의 질문에 "못 먹는 사람이 어디 있냐"라고 답해 주변 가족들에 웃음을 안겼다.

북측 상봉자 리갑용씨(83)의 아들 승열씨(53)는 좋은데이 소주를 남측 가족들에게 따라주며 "한잔만 받으세요"라고 살갑게 굴었다.

북측 리복만씨(85) 가족의 테이블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남측 동생 성길씨(77)가 안주를 집어먹자 다른 동생들은 "(복만) 오빠 오거든 먹어라"며 장난스레 핀잔을 줬다.

부자지간인 북측 조덕용씨(88)와 남측 아들 조정기씨(67)는 술을 잘 못 마시는 집안내력에 대해 얘기하며 서로를 알아갔다.

북측 아들 학길씨(61)가 부친이 술을 못 한다고 전하자 정기씨는 "저도 요만큼도 못 먹어요 아버지. 조금도 못 먹어요"라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술 대신 물로 건배하며 "건강하세요"를 외쳤다.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우리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남측 대한적십자사 박경서 회장과 북측 이산가족상봉 박용일 단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2018.8.24/뉴스1 © News1 뉴스통신취재단

이날 남측 상봉단장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만찬 축사에서 "지난 70여 년간 헤어졌던 가족이 오늘에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만나 얼싸안고 두 손을 마주 잡았다"며 "뜨겁게 간직했던 가족에 대한 사랑을 실컷 만끽하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오늘 상봉 행사를 계기로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을 해소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 가는 인도주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남북의 적십자가 함께 노력해가자"고 당부했다.

북측 상봉단장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도 답사를 통해 "8000만 겨레의 축복 속에서 반세기 이상 쌓아온 그리움을 풀고 뜨거운 회포를 나누는 여러분들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상봉은 핏줄도 하나, 언어도 하나, 문화도 하나인 우리 민족은 둘이 되어서는 안 될 하나의 민족임을 뚜렷이 보여주는 계기로 됐다"고 평가했다.

박 부위원장은 "조선(한)반도 평화와 번영·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출발점은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화해·단합을 실현하는 것이며 여기서 믿을 것은 오직 우리 겨레의 힘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부위원장은 "우리 민족이 그토록 바라는 북남관계의 획기적이며 전면적인 개선과 발전도 이 땅의 평화도 우리가 주인이 돼 이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되는 환영만찬을 끝으로 2차 이산가족 상봉 1일 차 일정을 마무리한다.

2일 차인 25일에는 오전 10시에 객실 개별상봉을 시작으로 도시락 중식, 단체상봉이 이어진다. 점심은 호텔 객실에서 가족끼리 오붓하게, 저녁은 남북이 따로 먹는다.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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