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연뉴스] "면접자 한명이 중소기업을 깔아뭉갰다" 어느 임원의 한탄

정지용 기자 2018. 8. 2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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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계 1위 금속가공업체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네티즌이 전한 사연입니다.

그는 "일개 면접자 한명이 직원들의 자부심을 송두리째 깔아뭉갰다"면서 "중소기업을 홀대하는 현실을 체감했다"고 적었습니다.

글을 올린 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년간 직원을 채용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겪어봤다"며 "아무리 중소기업이라고 하지만 기술력을 인정받는 탄탄한 업체인데, 모든 것을 부정당한 것 같아 씁쓸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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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업계 1위 금속가공업체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네티즌이 전한 사연입니다. 최근 신입 사원 면접을 봤다는데요. 한 청년 구직자에게 멸시를 당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일개 면접자 한명이 직원들의 자부심을 송두리째 깔아뭉갰다”면서 “중소기업을 홀대하는 현실을 체감했다”고 적었습니다.

사연은 지난 24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습니다. 중소기업 임원은 “면접을 봤습니다. 이런 분수를 모르는 청년은 처음이네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는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 회사는 기술팀장 후임으로 신입 기술직 직원을 뽑고 있다고 합니다. 임원은 우여곡절 끝에 이날 직업군인 출신 30세 청년과 면접을 하게 됐답니다. 오전 10시 약속이었는데 이 청년이 2시간을 미뤄 오후 3시에 대면할 수 있었다는데요.

청년 구직자는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회사 주차자에 주차를 한 뒤 차량 열쇠를 요구하는 직원에게 ‘자기 차를 훔쳐갈지도 모르니 명함을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면접장에서도 청년의 당돌함은 이어졌습니다. 임원이 입사하면 하게 될 일에 대해 설명하자 “이거 단순노동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고 합니다. 매우 정밀하고도 중요한 작업을 단순노동으로 여기는 태도에 순간 ‘욱’했지만 참을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중소기업 임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사연 중 일부.

위태롭던 면접은 급여와 복지 문제로 넘어가자 파국을 맞았습니다. 다음은 임원이 적은 두 사람의 대화입니다.

청년: “남들이 그러던데, 제가 군대에서 따온 폭발 물질 관리 및 안전관리 자격증이 있으면 입사해서 이런 기술 직종으로 연봉 3500~3600정도는 받을 수 있다 하던데….”

임원: “우리 회사는 폭발물이나 위험물질을 취급하지 않고, 안전관리 자격증은 기술업무에 꼭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업무활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참고는 하겠습니다.”

청년: “저 정도면 다른 큰 비철 제조업체에서 연구팀이나 품질팀에 근무하면서 3500이상은 받을 수 있습니다. 상무님은 저 얼마까지 맞춰주실 수 있으신가요?”

임원은 무척 당황했다고 합니다. ‘연봉 3500만원’은 석사학위 소유자 이상이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는데요. 그러나 청년은 “여기는 저와 페이가 안 맞네요. 가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인사도 없이 나가버렸습니다.

임원은 그렇게 떠나는 청년을 보고 “회사 직원들과 함께 쌓아온 모든 것이 부정되고 무시당한 느낌”이라고 적었습니다.

회사가 제시한 입사 조건은 학력 고졸 이상, 군 전역자, 주5일 근무, 8시간 주간 근무, 점심시간 1시간, 개별 휴가제 총10일+@, 4대보험에 초봉 2400만원 매년 연봉인상 6~12%이었습니다.

이글은 삽시간에 화제를 모았습니다. 78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다른 커뮤니티로 공유됐습니다. 네티즌들은 면접자 태도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초봉 2400만원’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글을 올린 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년간 직원을 채용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겪어봤다”며 “아무리 중소기업이라고 하지만 기술력을 인정받는 탄탄한 업체인데, 모든 것을 부정당한 것 같아 씁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봉 2400만원’ 논란에 대해서는 “물가를 따져보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신입 기준으로 볼때 동종 업계 평균 이상”이라며 “어려운 기업 환경 속에서도 매년 직원들 급여 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소기업 임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사연 중 일부.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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