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詩로 '해후의 감동' 나눈 남북의 시인

2018. 8. 26.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산가족 2차 상봉을 위해 지난 24일 금강산을 찾은 남측 가족에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인 오세영(77) 시인이 포함돼 있었다.

오 시인이 외가에서 자라며 여덟 살 때 보고 못 본 네 살 아래 북측 사촌 여동생 라종주(72) 씨가 남측 가족을 찾은 덕분이었다.

네 살배기 라 씨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는 오 시인은 이튿날 아침 '사랑하는 동생 종주야'라는 제목의 시를 써 오전 개별상봉 때 라 씨에게 직접 전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세영 시인, 北사촌누이에게 '사랑하는 동생 종주야' 헌시
北량차옥, 어머니 그리며 쓴 자작시 '우리집에 코스모스' 南자매들에 읊어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이정진 백나리 기자 = "그때 그날처럼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을 외갓집 마당가/ 살구나무 꽃그늘 아래서 다시 만나자"

이산가족 2차 상봉을 위해 지난 24일 금강산을 찾은 남측 가족에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인 오세영(77) 시인이 포함돼 있었다.

오 시인이 외가에서 자라며 여덟 살 때 보고 못 본 네 살 아래 북측 사촌 여동생 라종주(72) 씨가 남측 가족을 찾은 덕분이었다.

사촌오빠를 만난 라 씨는 상봉행사 첫날 단체상봉때 시를 한 편 지어달라고 했다. 네 살배기 라 씨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는 오 시인은 이튿날 아침 '사랑하는 동생 종주야'라는 제목의 시를 써 오전 개별상봉 때 라 씨에게 직접 전달했다.

오 씨는 "8살 때 당시 4살인 종주를 만났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가족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오 시인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고 2011년부터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시집 '반란하는 빛'과 평론집 '한국 현대시의 행방' 등을 다수 출간했다.

'사랑하는 동생 종주야' 오세영 시인이 2차 이산가족상봉행사에서 북측 사촌동생 라종주씨를 위해 지은 시. 오세영 시인 친필. 2018.08.26. [공동취재단]

북측 참석자 가운데도 시인이 포함돼 있었다.

남측의 언니와 네 명의 여동생과 상봉한 북측 량차옥(82) 씨는 김일성대 문학과를 나와 40년간 과학기술통신사에서 기자로 일한 경력의 소유자로, 정식으로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량 씨는 상봉기간 자신이 쓴 시를 여러 편 자매들에게 읊었다고 남측 가족들은 전했다.

그 중에는 고향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지은 '우리집에 코스모스'도 있었다.

"우리집에 코스모스 / 담장밑에 코스모스 / 빨간꽃은 피었는데 / 우리엄마 어데가고 / 너만홀로 피었느냐 / 너만보면 엄마생각 / 너만보면 고향생각"

남측 동생 양경옥(74) 씨는 언니 량 씨가 '저하늘의 밝은 달'이라는 시도 읊어줬다며 "밤에 달을 보면 그 달을 나만 보는게 아니라 언니도 봤구나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될 것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우리집에 코스모스' 북측 량차옥씨가 자작해 2차 이산가족상봉행사에서 남측 자매들에 읊은 시. 전문은 남측 동생 양경옥씨가 받아적어 취재진에 건넸다. 2018.08.26. [공동취재단]

transil@yna.co.kr

nari@yna.co.kr

☞ '박항서 매직' 언제까지…"강팀 잡는 성장 뒤에 감독 있다"
☞ '차량 안 스킨십' 들키자 상대 여성 남친 차에 매달고 달려
☞ '초등생 도복 속으로 손 넣고'… '나쁜' 태권도 관장 징역형
☞ 4시간 통근도 불사…'미친 집세'에 여기저기 아우성
☞ 일가족 4명 사망사건…자해한 40대 가장이 유력 용의자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