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초만에 휴대폰 완충..'끝판왕 배터리' 기술 국내서 개발

최준호 2018. 8. 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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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충전에 3만 번 이상 사용도 가능

‘수십 초 만에 배터리 완전 충전.’ 출근은 해야하는데, 스마트폰 배터리가 바닥 수준이라 애태워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 얘기다.

KAIST가 이런 공상 같은 얘기를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강정구 교수 연구팀은 기존 배터리에 비해 100배 이상 빠른 출력 밀도를 보이고, 수십 초 내로 급속 충전을 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소자’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급속 충전뿐 아니다. 지금 일반적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500~1000차례 충ㆍ방전을 할 수 있다면, 이 에너지 저장 소자는 3만 번 이상 충ㆍ방전을 할 수 있다. 연구가 더 진행될 경우 휴대전화는 물론, 전기자동차의 주전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핀 위에 형성된 다공성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 전극의 수계 이온 저장 특성을 나타낸 이미지. [사진 KAIST]


무정전 시스템에 쓰는 슈퍼 커패서티

‘배터리의 끝판왕’처럼 들리는 이 물건은 사실 세상에 처음 나온 건 아니다. ‘슈퍼 커패시터(super capacitor)’라고 불리는 전자부품의 일종이다. 현재는 교류 전원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충전해 두고, 전원이 끊어진 경우에 소전력을 공급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반도체 공장이나 종합병원처럼 정전이 될 경우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작업장에서 자체 발전기가 가동되기 전까지 전원을 이어주는 무정전 시스템에 흔히 사용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비롯한 기존 유계(油系) 에너지 저장소자는 넓은 전압 범위와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지만, 화재와 같은 안전문제가 뒤따른다. 또 전기화학적 반응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소자를 충전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고 충ㆍ방전 사이클이 짧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슈퍼 커패시터와 같은 수계(水系) 전해질 기반 에너지 저장 소자는 안전하고 친환경적 소자로써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제한된 전압 범위와 낮은 용량으로, 리듐이온 배터리와 같은 유계 기반 소자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주전원으로는 사용할 수 없고, 순간 보조전원 정도의 역할을 한다.


기존보다 성능 7배 이상 강화돼
KAIST 연구팀은 연구실 수준이긴 하지만, 기존 슈퍼 커패서티의 단점을 대폭 보강했다. 다공성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와 그래핀을 이용해 고성능, 고안전성을 갖는 물(水) 기반 하이브리드 에너지 저장소자라. 기존 보다 성능이 7배 이상 성능이 강화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강정구


휴대전화와 전기자동차의 주전원으로
강정구 교수는 “다공성의 금속 산화물 전극이 가진 기존 기술 이상의 고용량, 고출력 특성은 새로운 개념의 에너지 저장장치의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수십 초 내의 급속 충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와 전기자동차 등의 주전원이나 태양 에너지를 전기로 직접 저장해 플렉서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t얼즈 15일자 온라인에 실렸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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