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게이트' 판사 명단 미리 파악한 양승태 대법원
[앵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정운호 게이트 수사가 현직 판사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는 걸 막기 위해 영장기록을 수시로 보고받고 추가로 기록을 빼내려 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법원이 검찰 수사기록을 받아보는 건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 등을 내줄지 판단하기 위한 것인데, 그것으로 방어전략을 짜고 있던 겁니다. 특히 당시 검찰을 압박하기 위해 검찰총장 교체 시나리오까지 작성했다고 합니다.
[기자]
검찰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USB에서 2016년 8월 17일 작성된 '김수천 부장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발견했습니다.
법조로비 의혹으로 확대된 정운호 게이트 수사가 서울중앙지검에서 한창 진행 중이던 때입니다.
문건에는 특히 검찰이 청구한 '계좌추적 및 통신 관련 압수수색 영장 내역'이 고스란히 담겨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수사 내용을 일일이 행정처에 보고하면서, 검찰이 수사대상으로 삼은 판사 3명의 명단을 대고 "수사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한 것입니다.
"검찰은 더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로 영장전담판사로부터 정보를 빼내야 한다고까지 돼 있었습니다.
이 시기 전후로 보고된 다른 문건들에서는 법원 내부 정보와 영장 내역을 토대로, 총 5~6명의 판사 이름을 언급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이들은 당시 최유정 변호사가 변호하던 송창수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의 재판을 담당하는 등 관련돼 있던 판사들이었습니다.
법원은 검찰 압박을 위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교체하는 전략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전 대표가 무혐의 처분을 받을 당시 김 전 총장이 중앙지검장이었으며 무혐의의 문제점을 언론에 흘려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검찰은 실제 이 문건이 실행돼 김수천 판사만 기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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