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기견 냉동고에 넣고 "살까 죽을까" 내기한 청주 동물보호센터장

정은혜 입력 2018.08.29. 18:35 수정 2018.08.2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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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자료 사진.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청주시에 있는 반려동물보호센터 센터장이 구조된 유기견을 냉동고에 넣어 죽게 하는 등의 학대 혐의로 고발당했다.

연보라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충북지회 본부장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관련 문제에 대해 폭로했다.

앞서 지난 25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산채로 냉동고에 가둬 죽음에 이르게 한 청주시 반려동물보호소 유기견 학대 사건을 조사해 달라"는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현재 청주시 유기견보호소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며 관련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이 청원은 나흘 만에 약 6만 5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연 본부장은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 청원 내용에 대해 증언했다. 연 본부장은 "(센터에서) 퇴사한 직원들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던 문제다. (학대 폭로가) 엄청 많다. 다 빼고 증거가 확실한 부분만 고발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기견 자료 사진.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대표적인 사례가 유기견을 산 채로 냉동고에 넣은 일이다. 연 본부장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이렇다. 소방서에서 10㎏ 미만의 중형견을 구조해 청주 반려동물보호센터로 인계했다. 센터장은 구조된 개를 냉동고에 넣어놓고 퇴근했다. 이후 카톡방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리며 직원들에게 유기견 처리를 지시했다.

연 본부장은 "6시 50분에 센터장이 '오창 구조견 열사병으로 죽을 것 같아서 사체실에 놓아두었습니다. 내일 과장님께 보고해서 체크하세요. 깨어나면 사나워요'라고 말했다. 직원 한 명이 '사체실 맞냐'고 묻자 센터장이 '냉동고'라고 보냈다"며 단체 카톡방에서 오간 대화를 공개했다.

연 본부장에 따르면 이 직원이 다시 한번 "냉동고 안에요?"라고 묻자 센터장은 "안에 넣어놨다고ㅋㅋ 또 살아나면 골치다"라고 답했다.

냉동고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쯤에는 "냉동고에 대형견이 3일 동안 살아 있어 무서워서 문을 못 열었다"고 말하는 내용이 녹취되기도 했다. 이 사건이 문제가 되자 센터장은 녹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무근이라고 발뺌했다. 연 본부장은 '그 녹취를 지금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유기견 자료 사진.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더 충격적인 사실은 센터장이 냉동고에 넣은 개의 생사를 놓고 내기를 했다는 점이다. 연 본부장은 "센터장이 직원들에게 '차장하고 나하고 밥 내기를 했어. 근데 내가 졌어'라며 장난스럽게 얘기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센터장 측은 "해직된 사람들이 보복 심리로 거짓 비방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마취제를 놓지 않고 심정지약을 투여하는 등 안락사 과정에서 학대한 정황도 문제가 되고 있다. 연 본부장은 "마취제 없이 그냥 심정지약을 투약해 동물들이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을 치니까 안락사를 진행할 때 직원 1명이 항상 목을 붙잡아준다. 직원 2명도 이에 대해 증언했다"고 밝혔다. "수의사가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그랬다"는 센터장의 해명에 연 본부장은 "센터장이 수의사다"고 반박했다.

한편 청주 반려동물보호센터는 청주시로부터 2년 동안 7억 5000여만원 가까이 사업비를 지원받으며 동물 보호 업무를 수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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